요엘 레비 KBS교향악단 음악감독 “서울시향과의 비교 신경안써”

입력 2017-02-20 17:57 수정 2017-02-20 18:01
20일 KBS 교향악단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요엘 레비 음악감독. KBS 교향악단 제공

“서울시향과의 비교는 흥미롭지만 신경쓰지 않습니다. 앞으로 KBS교향악단을 한국 대표 오케스트라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요엘 레비(67) KBS교향악단 음악감독이 2019년 말까지 지휘봉을 잡게 됐다. 지난 2014년 1월 취임한 레비 감독은 올 연말까지 4년 임기를 보장 받은데 이어 최근 2년 연장계약이 확정되면서 총 6년간 KBS교향악단을 이끌게 됐다. 20일 서울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레비 감독은 “3년 전 KBS교향악단에 왔을 때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무엇보다 오케스트라에 대한 관객들의 신뢰가 무너진 것이었다”면서 “하지만 지난 3년간 우리가 이뤄낸 성장에 대해 대중들이 환영해주는 등 최근 달라진 분위기를 실감한다”고 밝혔다.

 레비 감독은 단원과 전 상임지휘자 간 극심한 갈등으로 침체기를 겪었던 KBS교향악단의 새 수장을 맡아 오케스트라를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이탈리아 로마와 메라노, 오스트리아 린츠 등을 거친 유럽 투어로 호평을 받았다. 그는 “현재 오케스트라의 공석 몇 개가 더 채워지면 음악적으로 훨씬 더 큰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시향에 비해 초청 지휘자나 연주자가 빈약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는 “별로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면서 “서울시향은 현재 음악감독이 부재한 상황이라 외부 음악가를 초청할 수밖에 없다. 그들만의 방향성이나 정신을 일부 잃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해외 정상급 연주자들을 꾸준히 초청하지만 궁극적으로 오케스트라 자체의 존재감을 높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루마니아 출신의 요엘 레비는 브장송 국제 젊은 지휘자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음악계에 데뷔했다. 그는 미국 애틀랜타 심포니(1988~2000)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했으며, 벨기에 브뤼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2001~2007)와 일 드 프랑스 국립오케스트라(2005~2012)의 수석 지휘자를 지냈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박희성(60) 신임 사장은 “(고세진 전 사장의 후원금 횡령 의혹에 대해)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파악하지는 못했다”며 “진상이 파악되면 원칙에 따라 정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 전 사장은 후원회 기부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난해 12월 조기 사임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