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살 김정남, 체내 독극물이 없다? “KGB 암살기술” 주장

입력 2017-02-20 14:12 수정 2017-02-20 15:44
베트남 여성이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을 공격한 장면이 주변 CCTV에 잡혔다.

김정남을 살해한 수법은 상대방을 독살한 뒤 체내에 독극물을 남기지 않았던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의 암살 기술과 같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김정남의 시신을 재부검해도 별다른 증거를 확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중국 군사평론지 핑커푸 편집장은 19일 중국보(中國報)와 가진 인터뷰에서 “김정남의 시신에서 어떤 독극물 성분도 검출되지 않고 심장마비로 인한 자연사처럼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부검을 다시 진행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핑 편집장은 이런 암살 기술을 과거 KGB 요원에게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KGB 요원에 의해 독극물 공격을 받은 사람은 10분 이내로 사망하고,  그동안 요원은 현장에서 달아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공격을 받고 사망한 사람의 시신에서 독극물이 사라져 자연사처럼 위장된다는 것이 핑 편집장의 설명이다.

 핑 편집장은 이런 암살 기술을 근거로 이번 사건에 연루된 여성의 살해 의도 부인을 거짓으로 추측했다. 핑 편집장은 “암살을 위해서는 독극물을 해독할 수 있는 약물을 미리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남을 암살한 용의자로 체포된 인도네시아 출신 여성은 ‘방송 프로그램을 위한 장난인 줄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김정남은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여성 2명의 암살로 사망했다. 김정남은 2011년 11월 사망한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이 첫 번째 부인 성혜림 사이에서 얻은 장남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이다.

 김 위원장은 김정남의 암살을 지시한 배후로 지목됐지만, 북한은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는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남의 사인을 심장마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핑 편집장은 KGB의 고난도 기술을 활용한 암살 작전을 전개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준비와 실험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앞세워 김정남 살해의 배후를 북한 정권으로 지목했다.

 한편 수브라마니암 사타시밤 말레이시아 보건장관은 20일 “김정남의 부검 결과를 이르면 오는 22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