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선한 의지' 안희정, 나가도 너무 나갔다

입력 2017-02-20 10:26 수정 2017-02-20 14:33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그 분들도 선한 의지로 없는 사람과 국민 위해 좋은 정치하려고 했는데 뜻대로 안 됐던 것이라 생각한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지난 19일 오후 부산대학교에서 열린 '즉문즉답' 행사에서 이같이 발언한 것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안 지사는 이날 행사에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평가한 뒤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그분들도 선한의지로 없는 사람들과 국민을 위해 좋은 정치하시려고 그랬는데 그게 뜻대로 안된 것"며 "그러나 법과 제도에 따르지 않으면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 누구라도 그 사람의 마음은 액면가대로 선의로 받아드린다"고 한발 빼는 듯한 발언을 했다.


안 지사는 자신의 이같은 발언이 논란이 되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일부 언론에서 저의 발언 취지와 전혀 다르게 기사를 작성해서 보도해 그 점에 대해 유감"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4대강이나,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을 얘기하면서 그들이 아무리 선의를 가지고 있었다 할지라도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선의라 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제가 누구 조롱하려 하는 말 아니다'라는 비유와 반어에 오늘 현장에 있던 청중들은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며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로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분노와 상실감으로 국민과 함께 촛불을 들어 온 제가 그들을 비호하다니요"라고 억울함 드러냈다.

그러나 이러한 안 지사의 해명에도 야권 내부와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노무현 적통을 자처하는 안 지사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버렸다'는 것이다. 


DJ의 3남인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임기 시작도 하기 전에 이미 국정운영을 자신들 사업의 '수익모델'로 생각했던 MB와 최태민과 최순실 손아귀에서 수십 년간 놀아나던 박근혜가 좋은 정치를 할 생각이 있었냐"며 "그 사람들은 대통령이 되기 전에 이미 악의 세계에 발을 깊숙이 들였고 그들의 과거를 돌아봐도 '선한 의지'가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대다수 국민이 이미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분(안 지사)은 극악무도한 자에게도 자비를 베푸는 '성인군자'를 국민이 찾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고 말한 뒤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 그리고 촛불혁명에 참여한 시민들 입장에서 봤을 때 이 발언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는 "갑자기 태도를 바꿔서 특정후보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비판하고 채찍질해서 바른 길을 가도록해야 훌륭한 정치인이 나올 수 있다"며 '선의'의 지적임을 강조했다. 

문미옥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안 지사님의 설명대로 반어와 비유였다고 해도 지나쳤다. 안 지사님의 선의는 믿고 싶지만 저들에게는 선의란 존재하지 않는다"며 "화가 많이 난다"고 했다. 

야권 지지 성향의 네티즌들도 "안 지사는 선의와 악의를 구분하지 못하는가" "중도·보수로 외연 확장을 위한 것이라도 너무 나갔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