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민희(34)가 제67회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1999년 KBS 드라마 ‘학교 2’에서 데뷔한 연기자 인생 19년째에서 세계 3대 영화제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김민희는 1982년생이다. 신광여중·고, 단국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단국대 예술대학원 연극영화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배두나와 함께 2000년 전후 10, 20대를 대표했던 모델 겸 배우였다. 한때 ‘테크노 여전사’라는 별명이 붙었던 밀레니엄의 아이콘이었다.
‘학교 2’에서 알 수 없는 사연을 가진 여고생 신혜원 역으로 데뷔해 KBS 여자 청소년 연기상을 수상했다. 이후부터 드라마와 광고 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가요프로그램 진행을 맡을 정도였다. 2000년 ‘순애보’로 스크린에 데뷔했지만, 20대 초중반까지는 영화보다 방송 활동에 주력했다.
김민희는 2010년 전후부터 영화에 집중했다. 30대를 앞둔 시기였다. 그 전까지 출연작이 두 편 뿐이었지만 2008년 ‘ 뜨거운 것이 좋아’ 2009년 ‘여배우들’ 2011년 ‘모비딕’에 연달아 출연해 스크린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그리고 2012년 ‘화차’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본격적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2016년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칸 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을 받으면서 국제영화제로 보폭을 넓힐 수 있었다.
연기자로 데뷔하고 18년 지난 1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열린 베를린영화제 폐막식에서 김민희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불륜설에 휩싸인 홍상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다.
칸, 베니스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손꼽히는 베를린영화제에서 한국 배우의 여우주연상은 처음이다. 3대 영화제에서 배출한 한국 배우의 여우주연상은 10년 만이다. 김민희는 “영화가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은 것 같다”며 “그것 만으로도 기쁘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