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 선수로 올림픽에서 역대 최고성적을 거둔 손연재(23·연세대)가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어린 나이부터 재능을 드러내며 아시아 역대 최고 수준의 스타선수로 성장했음에도 최근 ‘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서 부당한 특혜를 받았다는 의심을 사는 등 쓸쓸한 퇴장을 하게 됐다.
손연재의 소속사인 갤럭시아SM은 “손연재가 다음달 4일 열리는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하지 않고 은퇴하기로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손연재는 2005년 11세 나이로 전국소년체육대회 여자초등부 리듬체조에서 첫 금메달을 따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5년 뒤에는 전국체육대회에 출전해 성인 선수들을 누르고 국내 최정상 자리에 섰다. 이후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동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2011년 세계선수권에서 개인종합 11위에 올라 2012 런던올림픽 자력 진출권을 따냈다. 18살에 나선 올림픽에서는 개인종합 예선에서 6위를 기록하며 한국 리듬체조 사상 최초로 결선 무대에 진출했다. 최종 무대에서도 5위에 오르며 차기 올림픽의 메달 유망주로 급부상했다.
가장 최근 출전한 2016 리우올림픽에서도 선전했다. 메달권에 들지 못했지만 아시아선수 최초로 개인종합 4위에 오르면서 마지막 무대를 의미있게 장식했다. 대한체조협회와 손연재의 소속사 측은 오는 8월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리는 유니버시아드 출전을 놓고 협의를 진행해왔다.
손연재의 은퇴 결정에는 최근 정국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학과 학사 일정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교육부는 체육특기생 학사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연세대 스포츠레저학과 13학번으로 졸업까지 두 학기를 남겨둔 손연재로서는 해외 훈련과 학사일정을 병행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게다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손연재가 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가 주관한 ‘늘품체조’ 시연회에 참가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여론도 나빠졌다. 손연재는 은퇴 뒤 당분간 학업에 열중할 계획으로 이후 지도자가 되기 위한 과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