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자장비기업 ‘하만’이 삼성전자에 인수됐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여파로 자칫 무산될 가능성까지 제기되던 일이라 삼성전자로서는 한숨 돌렸다는 평가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하만은 17일 오전 9시(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스탬포드시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삼성전자와의 합병안 등을 의결했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가 인수계획을 발표한 지 약 4개월만이다. 미국 등 경쟁당국의 승인만 받으면 하만은 삼성전자의 자회사가 된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커넥티드카용 전장 시장에서 도약하기 위한 시도다.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 선임 전후 이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 하만 측이 인수 금액으로 내건 금액은 1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삼성전자 M&A 담당팀과의 협상 과정에서 9조3000억원 규모로 최종 합의됐다.
난항도 있었다. 지난달 하만 소액주주들은 삼성전자와의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신의성실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집단 소송을 냈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대한 가치를 평가절하하고 불리한 협상 조건을 내걸었음에도 팔리월 대표가 이를 받아들여 소액주주들에게 손해을 입혔다는 주장이었다. 여기에 하만의 주주 중 하나인 미국계 헤지펀드 애틀랜틱 투자운용도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에 주주들을 만나 직접 설득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주요 정부 기관의 반독점규제 관련 승인이라는 마지막 관문이 남아 있지만 돌발 변수가 없는 한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올해 중순 혹은 3분기 쯤 최종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