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촌 출신으로 널리 알려진 이들은 문익환(1918~1994) 문동환(96) 목사 형제와 윤동주 윤영춘(1912~1978·가수 윤형주의 아버지) 시인 등이다. 이들은 명동학교에 이어 캐나다장로교선교사들이 설립한 은진중학교를 다녔는데, 당시 ‘간도 대통령’으로 불리던 김약연 선생이 이들의 인생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쳤다.
한학자였던 김약연은 명동촌을 개척하면서 기독교를 받아들였다. 장로가 된 데 이어 목사가 되면서 복음 전파에 힘을 쏟았다. 뿐만 아니라 1919년 2월 대한독립선언서에 간도 대표로 서명한 데 이어 룽징 3·1만세운동을 주도할 정도로 항일민족정신이 투철했다. 1920년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대첩의 승리는 김약연이 기독교를 기반으로 이끌었던 간민회 조직 없이는 불가능했다.
그가 지닌 불굴의 독립의지와 민족정신은 장공 김재준(1901~1987) 목사의 삶과 신앙에도 깊이 스몄다. 조선신학교(현 한신대학교)와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의 뿌리 격인 장공은 1936년 8월부터 은진중학교에서 교목 겸 성경교사로 섬겼다. 당시 장공의 제자로는 ‘기장의 거목’ 강원용(1917~2006) 목사와 민중신학의 창시자 안병무(1922~1996) 박사, 문익환·문동환 목사 등이 있다. 이른바 ‘북간도 기독교’의 근간을 이루는 이들이 한신대와 기장의 초석을 다진 이들인 셈이다.
16일 서울 강북구 인수봉로 한신대 서울캠퍼스에서는 특별기획 사진전 ‘항일독립운동기지 북간도와 기독교, 그리고 한신대’가 개막됐다. 약 100년 전 부흥했던 북간도 기독교의 현장과 더불어 조국 독립을 위해 피땀 흘렸던 믿음의 선열들을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연규홍 한신대 신대원장은 “전시회를 통해 북간도에서 미완의 독립시대를 살아냈던 믿음의 선배들을 되돌아볼 수 있을 것”이라며 “아울러 북간도에서 한신대로 이어지는 신앙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평화통일과 북방선교의 꿈을 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