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최순실씨에게 “거의 매일 (문건을) 보내고, 매일 통화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전 비서관은 최씨와 연락할 때 휴대전화 3대를 사용했으며, 최씨는 8대의 휴대전화와 1대의 태블릿PC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정 전 비서관에 대한 공판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정 전 비서관의 검찰 진술요지를 공개했다. 검찰이 공개한 진술요지에 따르면 정 전 비서관은 ‘최씨가 8대의 휴대전화와 태블릿PC 1대를 사용하는 게 맞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동안 “태블릿PC를 사용할 줄도 모른다”고 주장해왔던 최씨의 진술과는 상반되는 얘기다.
정 전 비서관은 자신이 대통령과 통화할 때도 대포폰을 사용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포폰 사용 이유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또 정 전 비서관은 2014년 청와대 비선실세 의혹을 제기한 ‘정윤회 문건’ 파동 이후 최씨로부터 자문받는 것을 그만두는 게 좋겠다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건의했고, 박 대통령은 “그만두라”고 지시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하지만 정 전 비서관은 “그러면 ‘정윤회 문건 파동’ 이후 최씨에게 문건을 한번도 안 보냈느냐”는 검찰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전 비서관은 “최씨가 국정에 관여했느냐”는 질문에는 “의사결정에 대해 최씨 의견이 반영되는 게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