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46)이 공항 한복판에서 피살되면서 과거 북한 공작원이 사용했던 독극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정남은 13일 오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 내에서 피살됐다. 김정남 사망 이후 국내외에서 언론 보도가 쏟아지고 있지만 정확한 피살 과정과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사건 직후에는 독침이 사용됐다고 전해졌고 15일에는 독액 스프레이로 피살됐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북한이 암살에 주로 사용하는 독극물은 브롬화네오스티그민이라는 맹독으로 알려져 있다. 부교감신경흥분제인 이 물질은 10㎎만 투여해도 호흡이 정지되고 심장마비로 즉시 사망할 정도로 강력하다.
2011년 10월 대북전단을 살포한 보수단체 대표를 살해하려다 구속된 간첩 안모씨는 북한 정찰총국에서 받은 독침과 독총 등을 소지하고 있었다. 당시 공개된 볼펜 모양의 독침과 손전등형 독총에는 브롬화네오스티그민이 사용됐다.
2011년 8월 중국 단둥에서 피살된 고(故) 김창환 선교사의 혈액에서도 브롬화네오스티그민이 검출됐다. 김 선교사는 평소 탈북자와 북한 어린이를 돕고 김정일 체제 비난 문건을 북한에 밀반입했던 인물이다.
한편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인 더스타는 북한 대사관에서 김정남의 시신을 인도해 달라는 요청이 왔고 부검을 마친 뒤 인도될 것이라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을 피살한 여성들을 추적 중이지만 이들의 신원과 행적을 파악하는 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