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전공의 김서기씨, 수련중 논문 20편 발표 화제

입력 2017-02-15 10:58
외과 전공의 과정을 수련 중인 한 젊은 의사가 ‘SCI급 국제 학술지에 20편의 연구논문을 발표해 회제다. 삼성서울병원 외과 4년차 전공의 김서기(
사진) 씨가 그 주인공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외과 전공의는 잘 씻지도 못하고 잠과 씨름하는 3D 직종인데 어떻게 스무 편의 논문을 게재했을까?

“삼성서울병원은 데이터 정리와 통계, 논문작성, 교정, 제출, 출간까지 모든 과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어요. 논문을 쓰고 발표하는데 큰 힘이 됐습니다.”

김씨가 밝힌 해명이다. 그는 또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외과가 거칠고 힘들 거라고 예상하겠지만, 우리 병원 외과는 그렇지 않습니다. 매우 합리적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업무 분담이 확실하고 오프와 휴가가 철저하게 보장되죠.”

김씨는 특히 현재 이 병원서 유방내분비외과장으로 일하는 김지수 교수를 만난 것이 큰 행운이라고 여긴다고 털어놨다.

보통 논문과 연구에 관심이 많은 교수들은 자신의 진료와 연구 병행만으로도 눈코 뜰새 없이 바쁜 것이 보통이지만, 김 교수는 논문의 ‘논’ 자도 모르던 ‘당시 1년차’ 김씨에게 조언과 질책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도 무슨 비결이 있지 않았을까? 남들이 안 하는 것, 못하는 것을 해냈으니 말이다.

“논문 쓰는 것도 연애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호기심과 끈기가 없으면 힘들죠. 호기심이 있어야 상대방에게 다가갈 마음이 생기는 것처럼 논문의 시작도 주제에 대한 자연스러운 궁금증이 있어야 합니다. 물론 성취를 위한 인내심도 필수고요.”

김씨는 논문 쓰기를 연애하듯이 한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 전공의과정을 모두 마치고 연구하는 외과 전문의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김씨는 앞으로도 지금처럼 연구에 대한 호기심을 유지하되 ‘더 완벽한 외과 의사가 되기’를 꿈꾸고 있다.

그는 우선 대전 한국과학기술원 의과학대학원 (KAIST GSMSE) 박사과정(4년)에 진학할 예정이다. 그 곳에서 ‘전문연구요원’으로서 병역의무를 다하고 동시에 연구역량도 키울 생각이다.

김씨는 “이후 다시 병원으로 돌아와 갑상선내분비외과 세부전공 전문의로 의사생활을 계획”이라며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를 계속하면서 갑상선암 진단과 치료의 ‘국제적 기준’을 확립하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