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개최가 불투명했던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가 기사회생했다.
14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7년 문예진흥기금 정시공모 사업 결과’에 따르면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 국비 1억6000만원이 지원된다. 서울연극제도 9000만원 지원이 확정됐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던 두 사업은 지난해 국비 지원에서 배제됐다.
윤이상은 1967년 ‘동백림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독일로 돌아간 뒤 귀국하지 못했다. 2003년 출범한 한국의 첫 국제 콩쿠르인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홀대를 받았다. 윤이상평화재단은 2013년 이후 정부의 지원이 끊겼다.
유럽에서는 탄생 100주년을 맞아 윤이상의 업적을 잇달아 기리는데 정작 고국에서는 홀대를 받는 셈이다. 다행히 올해 11월 콩쿠르를 이어갈 수 있는 예산의 절반 이상을 확보하면서 명예를 고국에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서울연극제를 운영하는 서울연극협회는 대표적인 블랙리스트 단체다. 정부가 운영하는 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의 대관에서 지난 2년 연속 탈락했다. 지난해 자격 조건이 되지 않아 국비 신청을 못했는데, 올해 지원을 받게 됐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정부가 예년보다 문화예술 지원을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며 “블랙리스트 관련 단체를 본격적으로 지원하는지는 남은 공모 심사를 지켜보고 판단해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