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트뤼도 “공동 이익 계속 추구”… 난민 문제는 ‘엇박자’

입력 2017-02-14 09:2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3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 난민문제 등 두 정상간 서로 다른 정치적 견해 등에 대해 비판하지 않는 대신, 양국간 무역 개선 목표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뤼도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에서 반이민 행정명령은 “상식”이며, 너무 확대될 우려가 있더라도 “잘못된 사람들”을 미국 밖으로 쫓아내기 위한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나는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의 시리아 난민 수용 정책의 장점을 소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이 문제와 관련해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트뤼도 총리는 미국에 와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의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난민 문제에 관한 질문을 받고 상반된 답을 했다. 트럼프는 "문제 있는 자들을 들어오게 놔 둘 순 없다"고 강경한 이민 정책을 고수했지만 트뤼도는 "개방 정책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이후 이슬람 7개국 출신의 미국 입국을 일시 중단하는 행정 명령을 내려 전 세계적인 혼란을 초래했다. 반면 트뤼도 총리는 2015년 취임 후 적극적인 난민 수용 정책을 펼쳐 왔다.

이같은 이데올로기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정상은 경제협력을 통해 양국간 공통된 이익을 추구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공동기자회견 전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과 캐나다는 엄청난 경제적 이해관계를 공유한다"며 "양국 모두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계속 노력하자"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같은 나라를 이웃으로 둘 수 있어 정말 운이 좋다"며 양측은 국경을 넘어 같은 가치와 국방 이익을 공유한다고 주장했다.또 "미국과 캐나다는 함께 협력해야 더욱 강할 수 있다"며 "우리의 수많은 공동 이익을 좇기 위해" 트뤼도 총리와 함께 일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트뤼도 총리 역시 미국과 캐나다는 특별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며 양국 사이에는 "변치 않는 존중"이 자리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이웃 국가 간의 관계란 매우 복잡하다"고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과 트뤼도 총리는 많은 부분에서 서로 다르다. 준수한 외모의 45세 트뤼도는 외신들 사이에서 '훈남 총리'로 불린다. 70세 트럼프는 마초 성향이 강한 가부장적 지도자라는 평가가 많다.

진보 성향이 강한 트뤼도 총리는 자유 무역과 난민 포용 추진에 앞장서고 있다.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부르는 그는 내각의 50%를 여성으로 채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무역협정 재검토를 통한 보호무역 확대, 난민 수용 중단 등을 임기 초반부터 밀어붙이고 있다. 내각 장관 15명 중 여성은 2명뿐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