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공여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박영수 특검에 재소환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은 15시간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14일 새벽 새벽 1시 5분께 특검 사무실을 나선 이 부회장은 귀가하지 않고 서초동 집무실로 향했다.
이 부회장은 '순환출자 관련해서 청탁한 사실이 있나' '박근혜 대통령 독대에서 순환출자 관련 이야기를 나눴나'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곧장 대기 중인 차량에 올랐다.
이 부회장은 특검 사무실을 나와 서초사옥에 마련된 집무실로 즉시 출근했다. 이른 새벽시간이지만 출근 이후에는 주요 임원들과 특검에 대한 대비와 향후 계획에 대한 회의도 열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전략실 최지성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사장을 비롯해 대부분 임직원은 서초사옥에서 대기했고, 일부 임직원들은 특검 사무실에서 밤을 지새웠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구속영장 기각 후 새롭게 포착한 뇌물죄 혐의와 관련된 단서들을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공정위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뒤 신규 순환출자고리 문제에 대해 조사에 나서자 청와대가 이를 막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에 대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된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어떠한 특혜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삼성 국정농단 터진 이후에도 30억원 명마 지원', '말 중개상을 통해 우회지원했다'는 등 보도와 관련, "삼성은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이후 최순실에 대해 추가 우회지원을 한 바 없으며, 블라디미르 구입에도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만 신병처리하겠다던 입장을 백지화하고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 박 사장, 황 전무를 모두 피의자로 입건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 및 삼성 임원들 신병처리는 이번 주 중 한꺼번에 결정할 방침이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