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홍보원 국방TV의 다큐멘터리 ‘새끼사자, 포효하다’가 직각 식사 장면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전통이라는 시각과 악습이라는 반론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졌다.
국방TV는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육군사관학교 화랑기초군사훈련을 담은 ‘새끼사자, 포효하다’ 총 5편을 유투브를 통해 공개했다. 이 중 2화 방송분에 훈련생들이 직각식사를 하는 장면이 담겼다.
네티즌들은 이 영상에 비난 댓글을 올렸다. 국방부는 논란이 일자 2화 방송분을 비공개로 변경했다.
직각식사는 대한민국 국군의 사관학교에서 지켜야 하는 식사 군기 중 하나다. 팔과 목, 허리 등의 움직임을 직각으로 유지한 채 식사하는 규율이다. 기초군사훈련 때 몇주간 실시된다.
이 식사법은 미국 사관학교의 관습 스퀘어밀(Square meal)을 그대로 받아 들인 것이다.
미국에서 직각식사는 처벌의 목적이 강하다. 스퀘어밀과 관련한 유투브 영상에서 한 미군은 “처벌(Punishment)”이라고 대답했다. 미국 내에서도 지탄을 받는 행동이라는 것이 보편적인 시각이다. 유투브 영상 아래에는 “그들은 후배들을 괴롭히고 있다” “완전히 바보 같다”라는 댓글이 달려 있다.
국방부는 직각식사에 대해 국방일보를 통해 “사관학교만의 특성”이라 소개하고 있다. 국방일보는 지난해 5월 ‘다문화 청소년 대상 2박3일 나라사랑 사관캠프’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은 사관생도 생활관 견학, 직각식사 등 사관학교의 특성이 반영된 병영체험과 극기력 배양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병영문화 혁신를 위해 악·폐습을 철폐하겠다고 강조한 국방부가 미국에서 악습 논란에 휩싸인 직각 식사를 버젓이 국방TV를 통해 보도하고 있는 모습에 네티즌들은 한심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네티즌들은 “악습은 미덕이 아니며 고통은 자부심이 아니다” “이것은 전통이 아니라 적폐다” “이런 게 전투력과 무슨 상관이냐” “밥 먹을 때 개도 안 건든다. 귀한 자식들 좀 잘해줘라” “이해 할 수 없는 행동이다” “좋은 건 빼고 나쁜 것만 받아들이나”라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직각식사는 흔히 사관학교 생도들이 상체와 고개를 바로 세우고 숟가락을 들어 올린 다음 직각으로 꺽어 먹는 훈련으로 알고 있다”며 “식사마저 절도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각식사의 의의는 어느때에도 주변의 적을 의식해야 하는 군인의 자세를 습관화하는데 있다”며 “전장에서는 항상 적을 살펴야 한다. 고개를 숙이고 식사를 하는 경우 주변을 제대로 살펴보지 못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