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진 가끔 볼 수 있는 사고소식입니다. 곧장 카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정 사모는 엄청난 병원비 때문에 퇴원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빠졌습니다.
7일 간의 치료비가 1215만9910원. 건강보험공단은 이 가운데 고작 428만1627원만 의료보험을 적용했고, 나머지 800만원은 ‘화상 치료가 아니라 성형 치료에 해당한다’며 보험 적용 불가판정을 했습니다. 살이 녹아 계속 곪아가는 화상에는 해당 부위에 매일 번갈아가며 붙이는 젤리형 치료제가 필수입니다. 그런데 이 치료가 “피부 성향을 위한 선택 진료”라는 겁니다.
안 그래도 가난한 시골교회 목사 사모에게 치료비를 감당할 돈이 없었습니다. 800만원이야 급히 빚을 내겠지만, 더 이상 병원에 입원해 완치 때까지 치료받다가는 수천만원, 아니 1억원이 훌쩍 넘을 수도 있다는 걱정에 가슴이 무너졌을 겁니다.
전도현장에 있다가 사고 광경을 목격한 포천 은혜교회(예장 통합) 한은성 목사와 함영혜 사모는 안타까움에 자신들의 페이스북에 사연을 올렸습니다. 지인들 외엔 아무런 도움도 답지하지 않았습니다.
한 목사는 국민일보 생각이 퍼뜩 떠올랐다고 합니다. 늘 ‘미션’ 지면으로 하나님 말씀을 전하는 국민일보에 정 사모의 안타까운 사연을 제보한 것입니다. 국민일보는 즉시 기사화해 보도했습니다. 지난 9일 오후 ‘전도하다 펄펄 끓는 물에…개척교회 사모님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기사가 온라인에 보도되고, 미션라이프 페이스북 계정에도 올려졌습니다.
이때부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딱 3일 동안 무려 7000만원이 모인 것입니다. 간절함이 통한 것입니다. 페이스북에 오르자마자 이 기사는 1000여건이 넘는 ‘좋아요’와 공유를 얻었습니다. 관심은 곧바로 성금으로 이어졌습니다. 큰돈을 후원한 사람보다 1만원씩 2만원씩 입금했다는 분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페이스북 댓글에는 “큰돈은 아니지만 입금했다”는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아마도 하나님의 축복을 전하다 불의의 사고를 입은 정 사모 사연을 전국의 국민일보 독자와 성도들, 목회자들이 기사를 지인에서 지인에게로 퍼 날랐을 겁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오병이어’ 기적처럼 십시일반 ‘작지만 큰’ 성금을 냈을 것입니다.
“함께 기도하고 마음을 모아줘서 감사합니다. 주님의 역사하심을 직접 체험하는 눈물이 흐릅니다.”
한 목사 내외는 감동에 떨리는 목소리였습니다. 세상 어떤 고난에도 늘 당신의 계획을 갖고 계시는 하나님께서 이번 사고도 그냥 지나치지 않으신 게 아닐까요. 사고 당사자와 포천 성광교회, 은혜교회 성도들은 더 굳건한 하나님의 제자가 될 것입니다. ‘페이스북의 기적’은 하나님이 하신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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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