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상콩쿠르·서울연극제, 올해 국비 지원받는다

입력 2017-02-12 08:48 수정 2017-02-12 13:22
작곡가 윤이상의 생전 모습.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윤이상 탄생 100주년인 올해 존폐위기에 몰렸던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가 국비 예산 확보로 기사회생할 수 있게 됐다. 또 지난해 국비 지원에서 배제됐던 서울연극제도 올해 지원받게 된 것은 물론 한국공연예술센터 대관도 확정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지난 8일 2017년도 문예진흥기금 정시공모 사업 결과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지역대표공연예술제 지원심의 결과에 따르면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는 1억6000만원, 서울연극제는 9000만원을 지원받는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두 사업은 2016년 국비 지원에서 배제됐었다.

 작곡가 윤이상은 이미 세상을 떠난지 20년이 넘었지만 이념 논란 속에 그를 기념하기 위해 설립된 윤이상 평화재단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지난해 8월 고(故) 김영한 전 민정수석 업무일지에도 ‘윤이상 방북’이라는 메모가 등장한 바 있다.

 윤이상국제콩쿠르는 2003년 경남도가 윤이상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통영국제음악제와 함께 만들었다. 윤이상 유족의 동의를 얻어 2009년부터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유네스코 산하의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MC)에 가입된 한국 최초의 국제콩쿠르다.

 윤이상국제콩쿠르는 그동안 국비, 도비, 시비를 합해 5억원 안팎에서 운영돼 왔다. 하지만 1억원 정도였던 국비가 2014년 5000만원으로 줄었다가 2016년 전액 삭감됐다. 이에 따라 2016년 윤이상국제콩쿠르는 도비 2억원, 시비 2억원을 합한 4억원으로 치러졌다. 그런데, 경남도가 2017년 도비 2억원 전액 삭감을 결정하면서 콩쿠르가 제대로 열리지 못할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이번에 윤이상국제콩쿠르가 지역대표공연예술제로 확정되면서 국비 1억6000만원과 시비 1억원을 확보, 현재 4억여 원의 예산 중 절반 이상을 확보하게 됐다. 이에 따라 콩쿠르를 주최하는 통영국제음악재단은 경남도와 통영시의 추경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명분을 얻게 됐다.

 서울연극제를 운영하는 서울연극협회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대표적 단체다. 그 영향으로 서울연극제는 2015년부터 2년 연속 한국공연예술센터 정기대관 공모에서 탈락했다. 지난해엔 국비 지원 자격이 안돼 신청하지 않았다가 이번에는 국비 9000만원을 받게 된 것은 물론 오는 4월 25일~5월 13일, 5월 29~30일 한국공연예술센터 아르코예술극장 및 대학로예술극장 대·소극장을 대관받게 됐다.

 한편 이번 지역대표공연예술제 지원심의 결과는 최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비판을 일부 수용한 것이 눈에 띈다. 윤이상국제콩쿠르와 서울연극제 외에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랐던 서울국제음악제도 올해 지원금 2억1000만원을 지원받게 됐다.

 하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지원도 존재한다. 경북 지역의 뮤지컬 ‘가야금’(4500만원), 뮤지컬 ‘왕의 나라’(1억6000만원), 오페라 ‘김락’(7500만원)은 지역대표공연예술제와 관련 없는 단일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지원받았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