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부산에서도 촛불히 활활 타올랐다. 이날 오후 5시부터 서면에서 열린 제14차 부산시국대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는 이들의 함성으로 가득찼다.
특히 이날은 정월대보름을 맞아 탄핵과 연관된 다양한 행사도 진행됐다. 시민들은 '박대통령 즉각 퇴진', '적폐 청산', '헌법재판소 조기탄핵 촉구' 등을 적은 대형 윷을 만들어 윷놀이를 즐겼다. 오후 6시부터 시작된 본 행사에는 스카웨이커스 멤버 정세일의 공연으로 시작해 시민 자유발언, 소리결과 킬라몽키즈 공연, 우창수와 개똥이 어린이 예술단의 공연이 이어졌다.
거리에는 쇠창살로 된 감옥도 다시 등장했다. 국민들에게 고통을 준 박 대통령과 최순실에게 재단 설립 등의 명목으로 뇌물을 건넨 재벌총수의 모형에 수의를 입히고 칼을 씌운 모습이다. 오후 7시 30분 집회를 마친 뒤엔 쥬디스 태화에서 문현교차로까지 주최측 추산 2만2000명이 가두행진을 벌였다.
집회에서는 부산 평화의 소녀상과 관련해 박근혜 정부의 졸속외교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지키자'는 내용의 게시물과 이에 반대하는 게시물이 떼고 붙이기를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교통공사가 이들 부착물에 대해 일괄 철거를 예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오후 6시 부산교통공사는 부산도시철도 초량역 7번 출구 방향 엘리베이터 외벽 유리에 '선전물을 오는 15일까지 스스로 떼지 않으면 강제 철거하겠다'는 내용의 계고장을 붙였다. 최근 부산 일본영사관 일대엔 소녀상을 지키려는 시민·단체와 철거를 주장하는 남성 사이에 불법 부착물을 떼고 붙이는 공방이 계속됐다. 이를 두고 위안부와 관련해 협상을 진행한 박근혜 정권에 대한 비판이 맞물려 부산 지역의 촛불 집회가 더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