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백신을 접종해 100% 항체 형성률을 보였던 농가에서도 구제역 의심증상을 보이는 소가 발견됐다. 백신 접종 및 당국의 항체 검사 신뢰도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등 ‘물백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백신만 맹신할 게 아니라 추가적인 방역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충북도는 충북 보은에 위치한 한우농장의 소 5마리가 침 흘림 등 구제역 의심증상을 보였다고 11일 밝혔다. 이 농장에서 기르는 소 97마리를 모두 살처분했다.
이 농장은 앞서 구제역 확진판정을 받았던 보은 탄부면의 농장주가 운영하는 곳이다. 이 농장주는 지난 9일 두 번재 구제역이 확진됐던 142마리 농장 인근에 97마리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바로 옆 부인 명의의 126마리 한우 농장도 있다. 충북도는 앞서 이들 3개 농장에 대해 항체 형성률을 검사했다. 구제역 확진 농장의 항체 형성률은 30%, 부인 운영 농장은 6%여서 예방적 살처분을 진행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97마리 농장은 항체 형성률이 100%여서 살처분 대신 집중 예찰을 실시해왔다.
아직 정밀검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논란이 예상된다. 그동안 당국은 농가에서 백신 접종을 소홀히 했다며 구제역 확산에 농가탓을 해왔다. 충북도는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백신 접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백신 접종 후 항체가 형성됐는데도 구제역에 감염됐다면 방역 대책에 구멍이 뚫려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지난 8일 'A형' 바이러스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 연천 젖소 사육농장에서도 비슷하 일이 벌어졌었다. 이 농장의 항체 형성률은 'A형'이 90%, 'O형'이 52%였는데, A형 구제역이 발생했다.
항체 형성률 검사를 할 때 모든 소를 하는 게 아니라 한 농장에서 무작위로 소를 뽑아 표본조사를 하기 때문에 100%가 나왔다 하더라도 항체 없는 소가 있을 수 있다는 설명도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