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찾은 안희정 "대북송금 특검, 한나라당의 요구였다" 참여정부 책임론 일축

입력 2017-02-11 15:45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11일 오전 전남 목포시 김대중노벨평화상 기념관을 둘러본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안희정 충남지사는 11일 참여정부 시절 추진한 대북송금 특검과 관련, "그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과 다수당의 요구였다. 또한 그들이 결정한 것"이라며 참여정부 책임론을 일축했다.

안 지사는 이날 오전 전남 목포시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한 뒤 "김대중·노무현의 역사를 분열로 미움으로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남북대화를 어려움으로 빠뜨리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했다.

그는 "(대북송금 특검은) 당시 의회와 야당의 공세에 의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저는 이 일로 김대중·노무현의 역사가 분열과 미움으로 빠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호남사람에게 대북송금 특검에 대해 사과할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는 "제가 사과를 해야할 주제가 아니다"며 "저는 김대중·노무현의 역사를 잇는 민주당의 젊은 정치인으로서 노력했다. 김대중 대통령도 살아 생전에 (노무현 대통령을) 내 몸의 반쪽이라고 표현했다. 더 이상 김대중·노무현의 역사를 둘로 만들거나 그것을 분열시키는 역사는 민주당 후손이라면 삼가해야 한다"고 했다.

안 지사는 또 이날 오후 전남 목포시 산정동 시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목포에 심쿵하다-즉문즉답' 행사에 참석해 "이번에 제가 (당선)될 거 같다"며 최근 지지율 상승에 따른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자꾸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출마자에게 말로 설명하라고 해서 죽겠다"며 "당신 왜 대통령을 하려고 하냐고 (묻는데) 좋은 나라를 만들려고 한다. 그것 말고 더 뭐가 있을까"라며 "그 당연한 것을 자꾸 말로 표현해야 하는 게 어렵다"고 덧붙였다.

안 지사는 "자꾸 누구랑 비교하려고 하니 마음이 어려워진다"며 "저는 30년간 민주당 당원으로 성실히 활동했다. 충성과 의리, 희생과 헌신을 다 했다. 직업정치인으로서 저도 이제 때가 됐다. 왜 이번에 안희정인가. 그냥 안희정 때가 된 것 같다"고 자신했다.

대북포용정책에 대한 이른바 '퍼주기' 논란에 대해서는 "대북현금거래 내용을 보면 이명박 정부가 훨씬 더 많은 현금을 지원했다"며 "퍼주기라는 보수진영의 비난은 '팩트체크(사실확인)'를 해보면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11일 오전 전남 목포시 김대중노벨평화상 기념관을 둘러본 뒤 시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은 그냥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반대로만 한 것이지, 특별한 근본 전략과 철학을 가지고 했다기에는 너무 실망스럽다"며 "모든 것을 거꾸로 만들었고, 대북정책에 있어서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했다"고 보수정권을 비판했다.

이어 "김대중-노무현의 대북정책 핵심은 '어떠한 경우에도 대화의 끈을 놓쳐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원칙만큼은 계승해야 할 핵심"이라며 "남북 정상들은 수시로 대화하고 (남북관계를 풀) 방법을 논의했어야 한다. 대화 부재의 현실은 지도자들의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외교·안보·통일에 대한 합의된 로드맵은 물론 국민들의 합의된 전략과 계획을 만들겠다"고 했다.

개성공단 재개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 땅에 우리 자본이 들어갔다. 우리 땅이나 군사접경지역에도 북한 노동자가 들어오게 해 개성공단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교류의 끈은 계속 놓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