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가 한 차례 무산된 뒤 청와대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힘겨루기가 길어지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11일 오전 “대통령 대면조사 관련해서 현재까지 어떠한 접촉이나 결정을 한 바 없다”고 말했다. 앞서 박 대통령 측은 특검팀의 일정 유출을 문제 삼아 9일 조사를 거부했다. 특검팀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발하면서 양측의 대치가 길어지고 있다.
특검팀은 주말까지는 박 대통령이 재협의 요구에 먼저 나설지 지켜보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앞서 청와대가 요구했던 조사 장소, 일시, 방법 등을 모두 수용했었기 때문에 대면조사 무산에는 청와대의 책임이 더 크다는 입장이다. 대면조사가 필요하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지만 끌려다니지는 않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상태다.
특검팀은 주말까지 박 대통령의 연락이 오지 않으면 다음 주 초반 무렵 박 대통령에게 출석 통지를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일반적인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조사 대상자에게 출석을 요구할 때는 통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황교안 대통령이 특검 수사기간 연장에 미온적 태도를 보인 상태라 특검팀은 다음주에는 박 대통령 대면조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면조사를 거부할 경우 수사기간 연장 근거가 될 수 있다며 박 대통령 측을 압박하고 있다.
박 대통령 측은 대면조사를 받지 않겠다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약속한 사안이고 일정이 확정되면 떳떳하게 대면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