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인 11일에도 대통령 탄핵 찬반집회가 도심 곳곳에서 열린다. 2월 탄핵심판 선고 무산 이후 처음 열리는 집회에는 ‘헌재의 신속한 탄핵 인용’을 외치는 촛불집회 측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무효’를 외치는 태극기집회가 맞붙어 진행된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1일 오후 4시30분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황교안 즉각 퇴진, 신속탄핵을 위한 15차 촛불집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오후 2시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제12차 탄핵무효태극기 애국집회를 연다.
퇴진행동은 1박2일에 걸쳐 30시간 동안 촛불집회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오후 4시30분 예정된 사전집회에서는 ‘물러나쇼’로 시작된다. 행사엔 대학생 노래패와 가수 ‘하이미스터메모리’ ‘뜨거운 감자’ 등이 무대에 오른다.
오후 6시 시작되는 본 집회에서는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탄핵 결정’과 ‘특검 연장 촉구’ 등의 관련 발언과 함께 시민 자유발언 등이 이어진다. 또 풍선 모양 조명으로 만든 ‘퇴진 보름달’도 띄우고, 박 대통령의 퇴진을 기원하는 소등 퍼포먼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행진은 오후 7시30분 청와대와 헌재 방면으로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1차 행진은 청와대 방면 청운동 주민센터, 자하문로16길 21, 126맨션 앞 등 세 코스로 진행된다. 행진을 마친 대열은 율곡로에서 합류해 헌재 방면으로 2차 행진을 이어간 뒤 오후 8시쯤 집회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반면 박 대통령 탄핵 기각을 주장하는 친박단체는 촛불집회가 열리는 곳에서 900m 떨어진 지점에서 ‘맞불집회’를 연다. 이들은 집회에서 박 대통령의 부당 탄핵과 국정농단 증거조작, 언론의 거짓 선동 등을 강하게 비판하고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가 아닌 고영태와 그 일당의 사기사건이라고 주장한다는 방침이다. ‘탄핵기각’, ‘계엄령 선포’ 등의 가사를 담은 탄핵무요송도 선보인다.
오후 3시30분부터는 대한문에서 을지로입구역, 한국은행 앞, 숭례문, 염천교, 중앙일보사앞, 대한문으로 행진한다. 거리행진 이후 2부 행사를 진행한 뒤 집회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탄기국 측은 집회사상 최다 인원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해 전세버스를 준비하며 회원 총동원에 나섰다.
정치권의 참여도 이어진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 등 대선주자들은 광화문 촛불집회에 합류할 계획이다. 1박2일 일정으로 호남을 방문한 안희정 충남지사는 광주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석하고, 추미애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도 참가할 계획이다. 김진태‧윤상현 등 친박계 의원들은 맞불집회인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탄핵 반대를 외친다. 반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정치권이 헌재를 압박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촛불집회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