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끌기 우려된다” 헌재 12차 증인 출석 후 박헌영 인터뷰

입력 2017-02-10 06:52

헌법재판소에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 대신 증인으로 출석한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이 지난 9일 12차 변론 직후 방송에 비밀 문건을 공개했다. 최순실씨가 문체부 예산안을 보여주며 이에 맞는 기획안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고 폭로도 이어갔다.


박 전 과장은 지난 9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계획이 담긴 정부 비밀문서를 공개했다. 문서의 출처는 해외문화홍보원으로 지난해 4월 멕시코 순방 당시 박 대통령의 일정과 동선이 담겼다. 때문에 좌측 상단에 ‘대외주의’라고 표기된 극비자료다. 박 전 과장은 문서를 공개하며 “최순실씨가 태권도 시범단을 재단팀으로 교체했다”고 말했다.

박 전 과장은 또 “최순실씨가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안을 보여주며 본인이 받아낼 수 있는 예산이 이런 것들이 있다고 말했다”며 “재단이나 더블루K에서 이 예산을 내려 받을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예산안을 미리 받아 혹시 따낼 수 있는 게 뭔지 연구해 보라는 뜻으로 준 것이냐”는 손석희 앵커의 질문에 아니라고 부정하며 “아예 특정해서 예산 중 얼마를 쓸 수 있다, 그걸 받기 위해 기획안을 이렇게 써야 한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문체부 예산안은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을 통해 받은 것으로 추정했다.

더블루K의 운영 주체는 최순실씨라고 못 박은 박 전 과장은 “고영태씨도 나와 같이 최순실씨의 지시를 받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하며 “상급자로 나에게 지시를 한 적이 있지만 이는 최씨의 지시를 전달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영태씨가 실제 운영자이며 사건을 주도한 주체라는 최씨 변호인 측의 주장에 대해 “완전히 모순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12차 변론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했던 것들을 다시 물어보는 정도에 지나지 않아 다소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소회를 밝힌 박 전 과장은 “시간 끌기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포털사이트와 뉴스 등을 접할 때 조직적으로 댓글을 다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는 박 전 과장은 “최씨의 재판에서 시간 끌기를 해 흘러가다 보면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