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음성 담은 노래… CCM가수 한웅재 ‘마지막 겨울’

입력 2017-02-09 17:15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바움에서 만난 CCM 가수 한웅재(47) 목사는 ‘마지막 겨울’을 준비하고 있었다. 지난 1년 동안 ‘봄’ ‘여름’ ‘가을’이란 이름으로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나 온 그였다. 콘서트 제목은 ‘한웅재븇콘서트 1년 그 마지막 공연 겨울’이다.

한웅재 목사(오른쪽)가 지난해 4월 서울 강남 스페이스바움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찬양하는 모습. 스페이스바움 제공

“특별할 것 없는 공연”이라고 말하는 그의 말에 더욱 특별함이 느껴지는 건 ‘찬양하는 사람’으로 살아왔던 한 목사가 찬양을 대하는 마음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찬양을 사역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그냥 제 이야기를 노래로 흘려보냈지요. 기회를 주셔서 그 노래를 세상에 알렸고 사람들이 공감해 준 겁니다. 아빠들이 어디 가서 아빠 사역한다고 얘기하지 않듯이 찬양하는 것도 비슷해요. 지금도 공연장에 제 노래를 들으러 오는 것이 정말 신기하고 제 음반을 사는 것이 신기합니다(웃음).”

‘소원’ ‘사랑은 여전히 사랑이어서’ 등 한 목사가 지금까지 10장의 음반을 통해 들려 준 노래들은 한 곡도 빠짐없이 배경 이야기가 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담아내는 것이 아니라 모두 자신의 이야기와 체험이기 때문에 공감지수도 높다. 대중들은 ‘그림을 보는 것 같다’ ‘눈을 감으면 가사가 보이는 듯하다’고 그의 음악을 표현한다. 한 목사는 “가사에 당시 상황을 함축한 문장이 포함돼 있어 회화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그 노래를 들을 때 배경 이야기가 잠시나마 그려지면서 머무를 수 있었다는 이야기 자체가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무대 위에서 찬양과 함께 노래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은 관객들의 앨범 구매 패턴도 바꿔 놨다. 콘서트 기획을 맡고 있는 김동언 스페이스바움 대표는 “보통 콘서트 현장에서 판매되는 음반은 최근 발매된 것 중심이지만 한 목사는 다르다”면서 “관객들이 공연에서 감동 받은 곡이 포함된 음반을 찾아 구매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공연장 판매 부스에는 과거 발표된 음반들까지 항상 준비돼 있다.

11일엔 겨울 콘서트 시작과 함께 그의 11번째 음반도 발매된다. 2년 전 선보였던 찬송가 앨범 ‘HYMN’의 두 번째 편이다. 12곡이 담긴 음반엔 성도들에게 잘 알려진 찬송가와 함께 창작곡 ‘그 이름을 부른다’도 삽입됐다. 창작곡에 대해 한 목사는 “홀로 앉아 있을 때 우리 마음을 비춰주시는 주님의 음성을 담아낸 곡”이라며 “이번에도 한웅재 같은 노래”라고 했다.

이번 음반에도 말하듯 노래하는 한웅재 특유의 감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한 목사는 “1년 6개월여 동안 라디오 진행자로서 청취자들과 소통했던 것이 무대 위와는 또 다른 영감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CBS JOY4U ‘한웅재의 아침묵상’을 통해 매일 아침 청취자들을 만나고 있다. “심장 수술을 앞둔 아이를 향한 소망, 암에 걸린 엄마를 위한 기도 등 위로와 응원이 필요한 이들의 사연이 기억에 남는다”는 그에게서 ‘노래하는 사람’ ‘노래를 들려주는 DJ’를 넘어선 치유자의 모습이 엿보였다.

이번 콘서트는 11~13일, 17~19일 하루 1회씩 스페이스바움에서 열린다. “은혜로운 노래를 만들어서가 아니라 그 노래가 은혜로울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듣는 이의 마음 문을 열어준 것일 뿐”이라고 말하는 그에게 이 겨울 노래 한 소절을 요청했다.


“사랑은 여전히 사랑이어서 그대 마음을 쉬게 해. 늦겨울 지나면 새봄이 오듯 저기 어딘가 여전히 반짝이지.”(‘사랑은 여전히 사랑이어서’ 중)

최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