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입맞춤’ 여수 여성 시의원, 70대 구해 ‘감동’

입력 2017-02-09 15:35
전남 여수시의회 박성미 의원. 사진=독자 제공


고등학생 아들의 졸업식장을 찾은 여수시의회 여성 시의원이 차가운 겨울날씨에 갑자기 쓰러진 70대를 심폐소생술로 살려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특히 이 시의원은 수년전 초등학생과 여수시 공무원도 심폐소생술로 소생시킨 바 있다.

전남 여수시의회 박성미 의원(47·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9일 아들의 고교 졸업식이 열린 여수 한영고등학교를 가족과 함께 찾았다가 오전10시45분께 이모(77)씨를 심폐소생술로 소생시켰다.

당시 졸업식이 열린 체육관 뒷자리에 서있던 박 의원은 꽃을 사러 나갔던 언니의 "할아버지가 쓰러졌다"는 외침을 듣고 밖으로 뛰어나갔으며 모여든 사람들을 헤치고 이씨의 가슴에 올라 폐부 압박과 함께 인공호흡을 실시했다.

가슴 부위를 세차게 30여 차례 압박 한 뒤 인공호흡을 3~4차례 시도 했을 때도 이씨가 미동도 하지 않아 주변은 안타까운 탄식이 흘렀다.

하지만 박 의원의 계속된 움직임과 호흡은 이씨에게 전해졌고, 의식 없이 숨을 쉬지 못하던 이씨는 이내 긴 숨을 토하면서 되살아났다.

때마침 이씨의 손녀가 신고한 119구급차량이 현장에 도착했으며 이씨까 인근 병원으로 향하고서야 주변 사람들의 박수가 울렸다.

박 의원이 심폐소생술을 시작해 소생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히 긴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가 쓰러지자 인근에 있던 경찰이 심폐소생술을 시도 했으나, 몇 초 가량 지켜 본 박 의원은 자신이 경험을 얘기 하며 직접 나섰고, 중간에 힘이 빠지면서 수초동안 역할을 바꾸기도 했다.

이씨는 이날 손자의 졸업식을 보러 왔다가 변을 당했으며, 공교롭게도 손자와 이씨를 살린 박의원은 같은 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A씨의 파랗게 변한 입술과 상태를 처음 봤을 때 매우 심각 했고, 협심증 약을 드시고 계신다는 가족의 말에 앞이 깜깜했다"면서 "하지만 그동안 배운 데로 있는 힘을 다해 심폐소생술을 시도해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역아동센터장 출신인 박 의원이 심폐소생술로 소중한 생명을 구한 것은 이번 만이 아니다.

박 의원은 지난 2014년 12월18일 여수시 돌산읍 우두출장소 신청사 개소식때 갑자기 쓰러진 부읍장 이모(58)씨를 심폐소생술로 구했다. 그때 박 의원의 도움으로 되살아난 이씨는 현재까지 건강을 유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0년 8월 돌산지역아동센터에서 여수국가산단 공장으로 견학을 다녀오던 날 버스 안에서 초등학교 4학년 김모(당시 11살)군이 차안에서 입술이 파랗게 변하고 숨이 멈춘 상태로 쓰러졌으나 박 의원이 심폐소생술로 살려낸 바 있다.

박 의원은 "세상을 살면서 타인을 구할 수 있는 기회가 한번 찾아오기도 어려울 텐데, 3번이나 심폐소생술로 사람을 구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척 뿌듯하다"며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데 앞장서는 시의원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박성미 의원은 지난해 소방의날을 맞아 의정활동과 인명 구조 등 노력이 인정돼 여수소방서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