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아인을 상대로 자신들에게 투자하면 고수익과 취업을 알선해 준다고 속여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창원중부경찰서는 9일 고수익을 미끼로 농아인을 상대로 수백억 원을 받아 챙긴 사기단 36명을 적발하고, 조직 총책 김모(44)씨 등 8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2010년 1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자신들에게 투자하면 3개월 내 투자금의 3∼5배를 주고 좋은 직장에 취직시켜 주겠다며 투자를 유인, 농아인 500여명으로부터 280억 원 상당을 받는 유사수신 행위를 한 혐의다.
김씨는 대전과 경기, 경남, 서울 등 전국을 4개 지역별로 관리하는 지역 대표들을 두고 이들에게는 고급 리무진 차량을 제공하고 투자 활동 중 소송 등이 발생하면 방어비 명목의 합의금과 활동비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 등은 투자를 거부하거나 조직을 탈퇴하려는 농아인의 집이나 직장에 찾아가 협박과 회유를 하는가 하면 투자금이 없는 농아는 은행 등에서 집과 자동차, 보험 등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매달 높은 대출 이자를 갚느라 생활고에 시달렸으나 김씨는 고급 전원주택에서 생활하며 고급 외제승용차 20여대를 바꿔가며 소유하고 수백만원대의 명품 옷을 입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누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구속된 지역 대표들의 주거지 등에서 현금 7억 원과 범행에 사용된 통장 160여개를 증거물로 압수하고, 포르쉐, 벤츠 등 고가 외제자동차 등 12억 원 상당의 차량 13대에 대해 기소전 몰수보전 신청과 피해금 환급에 대한 민사 절차를 안내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경기 침체와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서민 등 사회 취약계층을 상대로 고수익을 미끼로 한 유사수신 등 각종 투자사기 범죄가 성행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농아인 500여명 상대로 280억대 투자사기단 구속
입력 2017-02-09 1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