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성에서 반대로 입장을 바꾼 김문수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 지난 7일 ‘친정’격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방문했다가 문전박대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매일노동뉴스에 따르면 김 비대위원은 전날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 6층에서 열린 시니어노조 서울본부 행사에 참석한 뒤 바로 옆에 위치한 한국노총 사무총국에 인사 차 들렀가 거세게 항의하는 간부들에게 쫓겨나다시피 사무실을 떠났다.
한국노총 간부들은 김 비대위원이 사무실에 들어오자 "여기가 어딘데 당신이 들어오냐"고 고함쳤다고 한다. 당황한 김 비대위원이 "나도 한국노총 출신이고 시니어노조 조합원"이라고 설명했지만 간부들은 "한국노총에 당신 같은 조합원은 없다"며 "나가시라"고 맞섰다는 것이다. 김 비대위원은 시니어노조 서울본부 조합원이지만, 시니어노조가 한국노총에 가입돼 있지 않아 한국노총의 조합원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계 ‘위장취업 1호’로 1980년대 서울노동운동연합(서노련)을 이끌며 전설로 불리였던 김 비대위원은 한국노총의 문전박대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고 매일노동뉴스는 전했다. 그는 "살면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며 "손님한테 이러면 되느냐"고 항변했지만 사무총국 간부들은 "(한국노총은) 초대한 적 없으니 나가시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김 비대위원이 한국노총에서 봉변을 당한 것은 최근 박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바꾼것과 관련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탄핵 찬성을 밝힌 김 비대위원은 지난 4일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뒤 “남녀노소 모든 분들의 우국충정이 너무 진지하셔서 눈물이 났다”고 SNS에 소감을 적었다. 그리고 이틀 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은 대선 공약대로 문화 융성과 스포츠 진흥을 위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설립했다. 이는 정당한 통치행위”라며 “박 대통령은 국민의 신의를 배신하지 않았다. 당당하게 탄핵재판에 대응하기 바란다”고도 했다.
김 비대위원은 입장을 180도 바꾼 이유로 “특검 수사 발표나 헌법재판소 심리를 본 결과 박 대통령이 사적 이익을 취하지 않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