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출신 예술가 마나프 할부니(32)가 6일(현지시간) 독일 동부 드레스덴의 프라우엔 교회 앞 광장에 대형 버스 3대를 수직으로 세웠다. AP통신에 따르면 작품의 이름은 ‘모뉴먼트(Monument)’로 시리아 알레포 주민들이 정부군의 공격을 막기 위해 버스를 세워 길을 봉쇄한 데서 착안했다. 이 작품은 지역사회의 지지를 받아 오는 13일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할부니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알레포에서는 폭격을 막기 위해 버스를 이 같이 세워 길을 봉쇄하기도 한다”며 “(작품은) 알레포의 고통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드레스덴은 2차 세계대전 때 완전히 파괴됐다가 재건된 도시”라며 “이 작품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알레포가 드레스덴처럼 재건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극우단체는 지역사회 반응과는 대조적으로 반발했다. 경찰은 지난 4일 드레스덴 시장 디르크 힐베르트가 전시를 허가했다는 이유로 온라인상에서 극우단체로부터 협박 당한 일을 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일부 극우단체는 전시 행사를 이용해 독일을 2차 세계대전 피해국처럼 묘사하려는 역사 수정주의 운동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