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지역사 안에는 예배실이 있다. 그 아래로 4호선과 6호선이 교차해 지나간다. 서울메트로의 크리스천 직원들은 이곳에서 정기적으로 예배를 드린다. 직장복음화를 위해 기도하고 지하철 안전운행을 간구한다. 이들의 기도는 지하철 노선을 따라 수도권 전역으로 뻗어간다. 서울메트로 기독선교회 박광환 연합회장은 “지난 22일 발생한 지하철2호선 잠실새내역 사고가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것도 우리 회원들의 기도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24일 오후 7시, 삼각지역사 예배실에선 기독선교회 연합예배가 열리고 있었다. 50여명의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리더가 기타를 치며 찬양을 인도했다. 찬양이 끝나자 예배실 뒤편 온풍기 소리가 크게 들렸다. 설교는 서울 목동 제자교회 정삼지 목사가 맡았다. 설교가 시작되자 온풍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실내는 점점 추워졌다. 설교에 집중하기 위해 온풍기를 끈 것이었다. 기상청은 그날 기온이 영하 12도라고 했다.
정 목사는 ‘나는 감사하리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인정하고 하나님이 쓰시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믿음을 가지라”며 “그럴 때 서울메트로가 더욱 안전해지고 북한 땅에까지 닿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메트로 기독선교회는 1981년 9월 서울지하철공사(서울메트로의 전신) 창립과 함께 세워졌다. 처음에는 각 사무실 별로 기독교인 몇몇이 모여 기도회를 가졌다. 여러 소모임들을 합쳐 1984년 10월 6일 창립예배를 드렸다. 조용기 당시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를 초청해 말씀을 들었다.
서울메트로 기독선교회는 점차 부흥해 지금은 회원이 1000여명이다. 본사선교회, 역선교회, 승무선교회(8개), 차량선교회(5개), 기술선교회 등 16개 지역선교회가 생겼다.
본사선교회는 매주 금요일 서울 방배동 종로감리교회(김성환 목사)에서 정오예배를, 나머지 선교회는 인근 교회와 연합해 한 달에 한 번 이상 정기예배를 드린다. 연합회 차원에서는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 저녁 7시에 지역선교회 임원들을 중심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서울메트로 기독선교회의 대표적인 신앙 전통은 매일 8시에 하는 ‘1분 기도운동’이다. 회원들은 1분간 지하철 안전운행과 노사화합, 직장복음화를 위해 기도한다.
기도뿐만 아니라 전도 봉사에도 열심이다. 2012년엔 ‘전도의 해’로 선포하고 전도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후 현재까지 총 143명을 전도했다. 국내 농촌지역 선교사와 네팔 캄보디아 태국 중국 케냐 인도네시아 등의 해외선교사를 후원하고 중보한다. 지역별로 복지관 자활원 노숙인단체 등과 자매결연을 하고 봉사활동을 펼친다.
이날 예배에선 2015년에 입국한 탈북민 고지은 집사가 간증을 했고 선교회별로 연간계획도 발표했다. 박 연합회장은 “올해 태신자 50여명을 목표로 기도하자”며 “특별히 선교회별로 태신자 이름을 제출하면 그 이름을 놓고 함께 기도하자”고 말했다. 회원들은 마지막 순서로 이 나라의 안정과 통일, 특히 지하철 안전운행을 놓고 통성으로 기도했다.
전병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