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휴대전화 걷었는데 왜 녹음” 역정…네티즌 “나쁜짓 인정”

입력 2017-02-06 15:56 수정 2017-02-06 17:35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9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곽경근 선임기자

최순실(61)씨가 미르재단 전 간부와 설전을 벌이며 “휴대전화를 걷었는데 어떻게 녹음을 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6일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의 공판에서 최씨는 증인으로 출석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45)을 직접 신문했다. 앞선 공판에서 최씨가 “(증인들의 이야기가) 너무 황당하고 무리하기에 저한테도 (증인을 직접 신문할) 기회를 줬으면 한다”고 요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날 법정에선 이 전 총장이 지난해 8월 한강 공원 주차장에서 고영태(41)씨와 함께 최씨를 만났을 당시 대화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여기에는 미르재단 관련 문제가 언론 등에서 불거지자 최씨가 책임을 차은택(49)씨와 이 전 총장 등에게 떠넘기려는 듯한 내용이 담겨있었다.

그러자 최씨는 이 전 총장에게 “억울해서 이건 물어봐야겠다. 한강에서 만날 때 (녹음할까봐) 고영태가 전화기를 걷었는데 (어떻게 녹음됐느냐)”라며 “고씨가 전화기에 녹음한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이 전 총장은 “전화기로 녹음한 게 아니다. 주머니에 녹음기가 있었다”고 하자 최씨는 “완전 계획적이다. 계획적으로 가져왔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씨는 이어 “왜 녹음했느냐”고 따졌고 이 전 총장은 “(최씨가) 나를 미친놈으로 생각하니까”라고 답했다.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9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곽경근 선임기자

최씨는 “그때 (이 전 총장이) 한미약품의 컨설팅을 했는데 돈을 받을 것이 몇 십억이 있는데 돈을 안줘서 소송을 해야 된다며, 이 전 총장의 땅을 사주든지 아니면 5억원을 달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주장했다. 이 전 총장은 이를 부인하며 “녹음된 내용과도 상반된다”고 말했다.

앞서 이 전 총장은 검찰 측 증인신문에서 녹음을 한 이유에 대해 “최씨를 협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책임을 떠넘길 것을 우려해 대화를 녹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전 총장의 녹음 파일이 증거로 인정될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네티즌들은 최씨가 녹음을 막으려 휴대전화를 빼앗은 것 자체가 문제라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스스로도 나쁜짓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