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의 발화 원인을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최종 결론지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6일 "갤노트7의 1·2차 리콜 원인이 배터리의 구조와 제조공정상 불량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국표원은 삼성전자와는 별개로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을 통해 사고 원인 조사를 실시했다. 산업기술시험원은 국책연구소 연구원, 대학교수 등 13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을 구성해 약 3개월간 갤노트7의 발화 원인에 대해 조사했다.
국표원은 이날 발표에서 "배터리 음극부 끝단이 곡면부에 위치한 점, 젤리롤 측면부의 음극판 눌림 현상 등을 직접 확인했다"며 "배터리에서 발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요인을 발견했고, 스마트폰에 대해서는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국표원은 이와관련, 배터리 제조 공정불량을 점검할 수 있는 체제를 보완하고, 스마트폰 제작과정의 안전점검 강화를 유도하는 등 시장출시 이전 단계의 안전관리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또 리콜제도 개선, 배터리 사용제품에 대한 안전성 조사 확대 등 시장출시 이후 단계의 안전관리제도도 개선할 방침이다.
정부의 발표가 삼성전자의 자체 조사 내용과 동일하게 결론지어지면서 '갤노트7' 사태는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 측은 "갤노트7에 들어간 2개의 다른 배터리에서 각기 다른 원인으로 발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며 "해외 전문기관들도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갤노트7 발화 원인은 배터리 자체의 이상, 즉 '배터리 눌림 현상'으로 분석됐다. 다만 갤노트7에 들어간 두 종류(삼성SDI·중국 ATL)의 배터리 모두에서 눌림현상이 빚어졌으나 발화로 촉발된 과정은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안전인증 회사인 UL, 미국 과학기술 분야 분석 전문 기관 엑스포넌트(Exponent)는 기기 자체에서 발화와 연관된 문제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갤노트7에 들어간 두 회사의 배터리가 다른 문제로 발화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아울러 독일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검인증 기관 튀브(TÜV) 라인란드는 갤노트7 제조 공정과 배터리 물류 시스템과 폰 조립 공정 운영상의 배터리 안전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했고, 여기에서는 배터리의 안전성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기관인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발화를 일으킨 원인에 대해 계속 독자적인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상태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자체 발표 이틀 뒤에 배터리 관련 안전기준을 높여야 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삼성전자가 내린 최종 결론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시 엘리엇 케이 CPSC 의장은 "삼성이 CPSC에서 근무하고 있는 기술자보다 더 많은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CPSC가 여러 리콜 이슈에 대해 조사를 하는 반면 삼성은 이번 일에 대해서만 우리보다 더 많은 인력과 자원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 회사가 하나의 안전 이슈에 대해 미국 정부기관이 보유한 연구 인력보다 더 많은 인원을 투입해 사실 규명에 힘을 쏟는 등 헌신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구미와 베트남 하노이, 중국 후이저우와 톈진 등 자사의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곳에 갤노트7 발화 원인 규명을 위한 실험장소를 마련하고 700여명의 연구원을 투입해 제품 20만대, 배터리 3만대로 대규모 충·방전 시험을 진행했다.
삼성은 앞으로 한국, 미국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리튬이온 배터리로 인한 사고를 예방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갤노트7의 발화 원인을 배터리 자체의 이상으로 밝히면서 핵심 부품에 대한 설계와 검증, 공정관리 등을 전담하는 '부품 전문팀'을 구성하고 외부 전문가 영입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또 '8 포인트 배터리 안전성 검사'을 도입하고, 학계와 연구기관의 전문가들로 자문단을 구성해 제품의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하는 등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CPSC는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통해 스마트폰 업계, 배터리 제조사가 더 높은 안전기준을 맞출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모든 업계와 소비자가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뉴시스>
기술표준원 “갤노트7 발화, 배터리 결함 탓”… 삼성과 같은 결론
입력 2017-02-06 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