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루마니아 정부청사 안과 밖… 총리, 반정부 시위에 ‘정치인 사면’ 철회

입력 2017-02-05 12:49 수정 2017-02-05 14:19
지난 4일(현지시각) 루마니아 부카레스트의 정부청사 빌딩 앞에 부패 정치인 사면 방침을 발표한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모여 있다. AP/뉴시스



루마니아 정부가 결국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굴복했다. 루마니아 정부는 4일(현지시간)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야기한 부패 정치인 사면 조처를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집권 사회민주당의 소린 그린데아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루마니아를 분열시키고 싶지 않다. 지금 이 나라는 둘로 나눠졌다"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 4일(현지시각) 루마니아의 그린데아누 총리가 부패 정치인 사면 방침 철회를 발표하고 있다. AP/뉴시스


그린데아누 총리는 "5일 특별 내각 회의를 열어 (부패 정치인을 사면하는) 칙령을 철회하겠다"며 "해당 조처가 이행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법적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4일(현지시각) 루마니아의 그린데아누 총리가 부패 정치인 사면 방침 철회를 발표한 뒤 연단을 떠나고 있다. AP/뉴시스

루마니아에서는 지난 달 31일부터 정부의 부패 정치인 사면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열리고 있다. 수십 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이번 시위는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전 대통령을 퇴출시킨 '1989년 혁명' 이후 현지에서 일어난 최대 규모다.

지난 4일(현지시각) 루마니아 부카레스트의 정부청사 빌딩 앞에 부패 정치인 사면 방침을 발표한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모여 있다. AP/뉴시스


앞서 루마니아 정부는 교도소 초과 수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책이라며 수감 중인 부패 정치인들을 사면하고 횡령 금액이 4만4000유로(약 5500만 원) 이상일 때만 징역을 살도록 하는 칙령을 내린 바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각) 루마니아 부카레스트의 정부청사 빌딩 앞에 부패 정치인 사면 방침을 발표한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모여 있다. AP/뉴시스


이에 그린데아누 총리와 사회민주당이 권력 기반 강화를 위해 동료 정치인들을 석방하려 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유럽연합(EU) 역시 이번 조처는 부패와의 싸움을 저해하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4일(현지시각) 루마니아 부카레스트의 정부청사 빌딩 앞에 부패 정치인 사면 방침을 발표한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행진하고 있다. AP/뉴시스


이번 시위는 그린데아누 총리가 취임한 지 한 달여 만에 촉발됐다. 사회민주당은 지난해 12월 복지 확대, 이민 제한 등 대중영합주의 공약을 내걸고 권력을 잡았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