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딸 앞으로 배달된 건강검진 안내문

입력 2017-02-05 11:26 수정 2017-02-05 11:37
사진=세월호 유가족 유경근씨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딸 유예은양의 건강검진안내서

세월호 희생자 학생 유예은양 가족이 딸 앞으로 날라온 건강검진 안내문을 공개하며 그리움을 드러냈다.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예은양의 아버지 유경근씨는 지난 2일 자신의 SNS에 딸 앞으로 배달된 ‘자궁경부암 검진 안내문'을 공개했다. 1997년생인 예은양은 살아있다면 올해 만 20세로 검진 대상이다.

유씨는 검진표와 함께 "예은이는 아직 살아있습니다. 법적으로는요. 아직 사망 신고를 안했거든요. 예은이 말고도 아직 사망신고를 안한 가족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은 건강보험공단에서 자궁경부암 진단받으라는 우편물이 왔다. 한참 들여다 보았다"며 "아무 쓸모없는 검진표지만 이젠 예은이 앞으로 우편물이 오면 잠시 착가에 빠져본다. 그리고 그 착각이 현실이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도 해본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끝으로 유씨는 "예은아, 검진 받으러가자"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나도 같은 부모지만 아이 잃은 그 마음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요" "어떤 말인지 마음으로 느껴진다" "우리가 세월호를 잊으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라며 위로의 댓글을 남겼다.

예은양에게 안내문이 발송된 것에 대해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주민등록 전산망을 기초로 검진안내서를 발송하는데 이들이 행정 기록상 사망신고가 되어 있지 않아 발송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병무청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중 사망신고를 마친 27명을 제외한 92명에게 징병검사 안내문을 보내 빈축을 샀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