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4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화성시 동탄 메타폴리스 화재 현장은 한마디로 아비규환이었다. 시커먼 유독가스가 순식간에 상가 전체로 퍼지고 있었지만 화재경보와 대피 안내방송은 뒤늦게 울렸다.
불은 이날 오전 11시께 동탄 메타폴리스 B동 3층 뽀로로파크 철거현장에서 발화됐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화재 당시 "뻥"하는 소리와 함께 현장이 순식간에 연기로 휩싸였다.
이 불로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10명 가운데 2명이 숨졌다. 20여 미터 떨어진 두피관리실 내부에서 남성 1명과 여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철거 현장 내부에서 굴삭기와 가스통, 용접기가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용접 작업 중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불이 난 B동 건물 3~4층에 있던 10여 명은 소방당국이 지상에 설치한 에어매트로 뛰어내려 불길을 피할 수 있었지만 인근 상가에 있던 30여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불이 난 현장의 가연성 소재가 불타면서 내뿜은 유독가스는 B동 건물에서 70여 m 떨어진 A동 건물을 덮쳤다. 하지만 화재 초기 구름다리로 B동과 연결된 A동 건물엔 화재 경보나 대피 안내방송이 울리지 않아 대처가 늦어졌다.
뒤늦은 경보에 놀란 A동 건물 고객과 직원들은 한꺼번에 출구로 탈출하다 서로 부딪쳐 부상을 입기도 했다.
불은 약 1시간 지난 낮 12시10분께 진화됐지만 화재 현장 내부에 연기가 많아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소방대와 경찰의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 당국은 경찰과의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소방시설 작동 여부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