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도심에서 “2월에는 탄핵하라”와 “특검 해체”가 맞부딪쳤다. 설 연휴 휴지기를 가진 주말 촛불집회가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재점화됐고, 이들에 맞선 태극기집회도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렸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2월 탄핵, 황교안 사퇴, 공범세력 구속, 촛불개혁 실현 14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핵심 구호는 “2월에는 탄핵하라”였다. 집회는 세월호 민간잠수사 황병준씨, 사드배치반대성주투쟁위원회, “염병하네” 발언으로 유명한 청소아주머니, 권영국 민변 변호사 등 각계 시국발언과 공연으로 구성했다.
참가자들은 집회가 끝난 오후 7시30분부터 청와대와 헌법재판소, 국무총리공관 방면으로 행진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들 중에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참여해 시민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퇴진행동은 본집회에 앞서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사전집회를 열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법원을 강력 규탄했다.
또 이날 오전 성명을 내고 “청와대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증거로 가득 찬 범죄 현장”이라며 “군사 기밀이 아니라 국정농단 사건 증거를 확보하려는 특검의 영장 집행을 거부한 것은 명백한 권한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단체들의 ‘태극기집회'도 대규모로 열렸다.
‘대통령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대한문과 인근 시청광장에서 ‘11차 탄핵기각 총궐기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정광택 탄기국 중앙회장은 개회사에서 “지난 대선때 대통령이 돼 준 것만 해도 나라를 구한 것”이라며 “대통령이 너무 보고싶다. 집회에 한번 나와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특검 해체' ‘종북좌파 OUT' 등 구호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계속해서 참석해 온 김진태 의원 외에 같은 새누리당 소속 이인제, 조원진 의원이 참여했다.
주최 측 예고대로 유모차를 끌고 나온 이른바 ‘유모차 부대'도현장에 등장했다. 그러나 모인 유모차는 수 대에 불과했다.
같은 시간 광화문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는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이 주최하는 탄핵반대 단체 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에는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총재를 비롯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 윤상현 의원 등이 참석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시내에 경비병력 176개 중대(약 1만4000명)를 투입해 양측 간 충돌 방지와 질서유지에 나섰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