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한다며 딸 노래방 데려가 성추행해 살해”…범행 학부모 경찰서 진술

입력 2017-02-03 15:16 수정 2017-02-03 15:21
청주에서 고등학교 산학겸임교사(옛 취업지원관)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학부모는 상담한다며 자신의 딸을 노래방에 데려가 성추행한 데 격분해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3일 딸이 재학하는 학교 산학겸임교사 A(50)씨에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김모(46·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범행 후 달아났다가 자수한 김씨를 상대로 이날 오전 3시쯤까지 약 7시간 동안 사건 경위에 대해 조사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취업 지도를 하겠다고 학교 밖으로 불러낸 뒤 노래방에 데려가 성추행했다는 딸의 얘기를 듣고 만나서 따지다가 격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의 진술을 토대로 학교 관계자 등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또 A씨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김씨는 전날 오후 5시25분쯤 청주 청원구 오창의 한 커피숍에서 A씨를 만나 미리 준비해간 흉기로 찔렀다. 목 부위를 크게 다친 A씨는 112에 신고한 뒤 걸어서 병원으로 가다가 길에 쓰러졌고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숨졌다.

김씨는 달아났다가 범행 후 1시간여 뒤인 오후 6시40분쯤 남편과 함께 인근 지구대를 찾아 자수하고 범행을 자백했다.

A씨는 충북 23개교에 배치된 시간제 계약직 산학겸임교사다. 수업은 담당하지 않고 학생들이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갖추도록 기술을 전수하고 취업지원 멘토(상담), 우수 취업처 발굴, 현장 실습생 지도 등의 임무를 맡는다.

경찰은 A씨가 성범죄 경력이 없다고 밝혔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