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김영재 원장 측으로부터 고가의 선물을 받고 감사인사를 한 통화 녹취록이 공개됐다. 안 전 수석은 “선물 덕분에 아내에게 점수를 땄다”며 좋아했다. 일정 때문에 식사 일정을 미룬 안 주석은 추석 선물을 준비했다는 말에 사양은커녕 “추석이 지나도 받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SBS는 안 전 수석과 김영재 원장의 부인이자 와이제이콥스메디컬의 박채윤 대표와의 통화 녹취록을 입수해 1일 공개했다. 이 녹취록은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 남편인 김 원장이 동행한 직후인 2015년 3월 통화 내용이다.
공개된 녹취록에는 안 전 수석이 먼저 “아이고 선물도 주시고. 와이프한테 점수 많이 땄는데 덕분에”라고 말하자 박씨는 “사모님 점수 딸 일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가 식사 약속을 잡으려하자 안 전 수석은 대통령의 순방 일정 때문에 곤란하다며 완곡히 거절했다. 그러자 박 대표가 “추석 선물도 준비했는데 어떡하나 그러면…”이라고 말끝을 흐리자 안 전 수석은 고맙다고 인사하며 “추석이 지나도 받겠다”고 말했다.
안 전 수석은 김 원장 부인이 세운 회사에 15억 상당의 연구비를 특혜 지원하고 중동진출까지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안 전 수석 자택에서 김 원장 부부로부터 받은 해외 명품 가방이 있는 것으로 확인하고 대가성 여부를 조사 중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