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민주화 운동의 대부'로 불리는 이상철(사진) 목사가 별세했다. 향년 93세.
이 목사는 지난달 28일 오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인근 뉴마켓 자택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소천했다고 1일 현지 언론이 전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태어난 고인은 7살 때 부모를 따라 중국 룽징(龍井)에 있는 캐나다연합교회가 운영하는 은진중학을 다녔다.
문익환 목사의 부친 문재린 목사 교회의 교인인 된 고인은 광복 이듬해인 1946년 한국에 들어왔다.
이듬해 조선신학교(현 한국신학대)를 졸업하고 53년 목사 안수를 받은 그는 61년 밴쿠버 유니언신학교에 유학을 가며 캐나다 땅을 밟았고 3년 뒤 귀국했다가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 리치먼드의 연합교회단이 초청하자 다시 돌아가 정착했다.
이민자를 대상으로 예배를 드렸는데 이것이 밴쿠버 한인연합교회의 출발이다.
1969년 7월 토론토 한인연합교회에 부임, 20년간 봉직한 뒤 1989년 9월 은퇴했다.
고인은 1960∼1980년 군사정권 시절, 한국의 인권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강원용 함석헌 문동환 문익환 목사 등과 함께 싸웠다.
북미에서 독재정권의 실상과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계엄군의 잔혹한 진압 상황 등을 해외언론과 한인사회에 알리고 항의시위 등을 주도했다.
그는 밴쿠버 한인회 초대회장, 토론토한인인권옹호위원장을 지냈다.
아시아계 최초로 1988년부터 2년간 캐나다연합교회를 이끌었으며 1992년부터 8년 동안 빅토리아대 명예총장을 역임했다.
2007년 한국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캐나다 원주민의 인권개선에 앞장선 공로로 원주민들로부터 명예 추장으로 추대되기도 했다.
유족으로 부인 김신자 여사와 3녀가 있다. 김 여사는 한신대 설립자인 김재준 목사의 둘째 딸이다.
장례예배는 1일 알파한인연합교회, 하관예배는 2일 세미터리 앤 퓨너럴 센터에서 열린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