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포르투갈의 골문을 열고 거스 히딩크(71·네덜란드)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품에 안긴 순간을 재현한 광고에서였다. 감독으로 등장한 박지성이 품에 안은 것은 한국 축구의 미래였다.
‘슛돌이’ 이강인(16). 백승호(20)와 이승우(19), 장결희(19·이상 바르셀로나)의 뒤를 이어 한국축구의 ‘황금세대’를 완성할 유망주다. KBS의 ‘날아라 슛돌이’ 3기 유소년팀 주장으로 2011년 계약한 스페인 프로축구 발렌시아CF 유소년 팀에서 뛰고 있다.
이강인은 12세 이하 국제 클럽대항전인 후베닐 밍게스 토너먼트 바르셀로나와의 8강전에서 간결하고 정확한 발기술로 수비를 뚫고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신문은 “경기장에서 온통 그에 대한 이야기뿐이었다. 왕관의 보석과 같은 선수”라고 평했다.
또 다시 3년이 흐른 지난해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포르투갈)의 소속팀이자 세계 최고의 명문 구단인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는 이강인을 주목하고 있었다. 세계 각국에서 스타플레이어나 가능성 있는 샛별을 발견하는 족족 영입해 은하수를 만드는 레알 마드리드의 ‘갈락티코’는 이강인을 흡수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올 겨울 이적시장을 전후로 실행에 착수했다. 레알 마드리드 디렉터 빅토르 페르난데스(57)는 발렌시아 유소년 팀 책임자인 호세 라몬 알렉상코(61)에게 전화를 걸어 “이강인을 영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강인을 육성한 발렌시아는 호락호락 빼앗기지 않았다. 발렌시아 지역신문 수페르 데포르테는 1일 “레알 마드리드가 발렌시아에 이강인에 대한 영입을 문의했다”며 “발렌시아가 제안을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여지는 남았다. 신문은 “아직 어린 나이 탓에 프로 계약을 맺지 않은 이강인이 원할 경우 이적은 가능하다”며 발렌시아의 유망주였던 나빌 투아이지(16)가 같은 방법으로 잉글랜드 맨체스터시티 이적한 사례를 들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