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극복하는데 앞장섰던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31일 74세로 별세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정책 브레인’으로 꼽힌 강 전 장관은 IMF외환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199년 2대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임명돼 재벌개혁과 부실 기업, 금융기관 구조조정을 이끄는 등 한국 경제사의 산증인으로 불렸다.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상대 재학 때인 1969년 행정고시(6회)에 합격해 공직에 발을 디딘 후 노동부 차관, 경제기획원 차관, 정보통신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이후 열린우리당, 통합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3선을 지냈고 지난 4‧13 총선 때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하며 기업의 구조조정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한국형 양적 완화 아이디어를 제시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최근에는 군산대 석좌교수, 건전재정포럼 대표를 맡았으며 지난해 9월엔 2년 임기의 대한석유협회 회장으로 선임됐다.
지난해 11월30일 유일호 부종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 부총리 및 재경부 장관들과 만난 자리에 참석해 경제 현안에 대한 충고하며 경제원로로서의 역할을 했다.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후인 12월 중순 모임에는 지병인 췌장암이 악화돼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3년 전 췌장암 발병 후 투병생활을 해오던 고인은 최근까지도 한국 경제를 걱정한 것으로 전해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강 전 장관은 IMF 외환위기 당시 경제 위기를 극복한 경험을 ‘코리안 미러클4 :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어’에 담아냈다.
유족으로는 부인 서혜원(71)씨와 아들 문선(43)씨, 딸 보영(42)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3일 오전 7시. 장지는 전북 군산 옥구읍 가족묘지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