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명절 설날은 누군가에게는 행복한 시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힘들고 서글픈 시간이 될 수 있다. 얼마 전 직원이 내게 한 가지 건의할 것이 있다고 해서 무슨 이야기인지 들어봤다.
기계를 제작하는 회사의 사장 이야기란다. 그 사장은 평소 그렇게 좋아하던 술과 담배를 끊고 신앙생활을 시작한 사람이다. 새벽기도를 위해 차를 타고 가면서도 성경 테이프를 들을 정도로 열심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터라 더 귀를 기울였다.
아들도 올해 좋은 대학교에 입학했기 때문에, 예수님을 믿은 후부터 집안에 연달아 좋은 일만 생긴다며 함께 기뻐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최근 그가 끊었던 소주를 다시 마시기 시작해 며칠 동안 30병이나 마시고 출근도 하지 않은 채 뻗어 버렸다고 했다. 자살도 생각했다고 했다. 나는 깜짝 놀라 무슨 일이 생겼냐고 물어보았다. 사실 남들이 보기에는 별 문제가 아닐지라도 본인에게는 너무나 힘든 문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도에서 큰 기계의 발주가 들어와 특근수당까지 지급하면서 생산을 완료하고 이제 선적 날짜만 기다리고 있는데, 선적 통지는 오지 않고 담당자는 벌써 보름째 전화를 피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급여 날짜와 설 명절이 다가왔는데, 직원들에게 줄 돈이 없으니 미안해서 어쩔 줄 모르고 있다고 했다. 요즘은 은행 문턱도 높아져 대출로 해결하기도 쉽지 않단다. 명절과 급여일이 다가오는 것이 무섭다며 하소연을 했다고 한다.
신자로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는데 왜 이런 시련이 닥쳤는지 모르겠다며 신앙생활도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지 물었다. 우리 회사가 발주한 기계의 대금을 아직 납품 전이지만 미리 받고 싶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나는 생각했다. 이런 시련을 기도로써 극복하면 그것이 곧 신앙의 증거가 되고, 이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완전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만들고 싶으시구나! 시련이 없이는 신앙이 크게 성장할 수 없다. 시련은 인내를 낳고, 인내를 통해 더욱 강하고 담대한 주님의 백성이 되는 경우가 많다. 힘을 잃지 말고 극복해야 한다.
신앙생활을 오래 한 신앙인들은 이런 경우, “기도해 주겠다”, “잘 될거야”라고 말로만 위로하는 경우가 많다. 배고픈 사람에게 “맛있는 것 많이 먹으라”고 말만 하면서 밥을 주지 않는 사람은 믿음이 없는 사람이라고 야고보 사도는 말씀하셨다. 믿음에는 행함이 따라야한다는 말씀이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영혼이 없는 죽은 몸 같다는 말씀도 떠올랐다.
야고보 사도의 말씀이 이 경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구한 기계 대금을 미리 주면 밀린 급여가 다 해결되느냐고 물었더니 아직 많이 모자란다고 했다. 하지만 부족한 돈은 적금과 보험을 해약해서라도 명절 전에 해결할 것이라 했다.
나도 과거에 같은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그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며칠 후 그의 소식을 물어봤더니, 밀린 급여를 해결했고 직원들은 기쁜 마음으로 고향에 갔다고 했다. 나 역시 마음이 상쾌했다.
사장의 역할은 쉽지 않다. 반기업 정서가 대세인 요즘, 설 명절을 맞으며 한숨 속에 속만 태우는 사장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작년 말부터 시행된 청탁금지법도 식당을 비롯한 자영업 사장님들의 주름살을 깊어지게 만들고 있다.
“참 힘드시죠? 지금 당신은 누구에게 의지하십니까? 무속인인가요, 아니면 술인가요? 예수님께 의지해 보세요. 지혜를 후히 주시는 하나님께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 주실 것입니다. 그 믿음이 있으면 이 세상을 어렵지 않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나도 참 많이 겪었습니다. 후히 주시는 주님께 의지하면 반드시 주님의 도움의 손길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소주 30병에 의지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이 여러분 곁에 계십니다.”
<한국유나이트문화재단 이사장, 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