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심판 조속히 결론 내야”… 박한철 헌재소장 퇴임

입력 2017-01-31 13:03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31일 헌법재판소로 마지막 출근을 하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 직무정지 상태가 벌써 두 달 가까이 이어진 상황의 중대성에 비춰 조속히 결론을 내려야 한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31일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퇴임식을 열고 3년9개월의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결론이 조속히 내려져야 한다고 밝혔다.

박 소장은 퇴임사에서 “헌재는 대통령 탄핵심판이라는 위중한 사안을 공정하고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세계의 정치와 경제질서의 격변 속에 대통령의 직무정지 상태가 벌써 두 달 가까이 이어진 상황의 중대성에 비춰 조속히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점에 모든 국민이 공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남은 동료 재판관을 비롯한 여러 헌재 구성원이 각고의 노력을 다해 사건의 실체와 헌법·법률 위배 여부를 엄격하게 심사함으로써 헌재가 최종적인 헌법수호자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탄핵심판을 마무리짓지 못한 박 소장은 “어려운 책무를 부득이 넘기고 떠나 마음이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박 소장은 국회에도 당부의 말을 남겼다. 그는 “사회적 갈등과 모순을 조정하고 헌법질서에 따라 해결책을 찾는 데는 무엇보다 정치적 대의기관의 적극적인 역할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정치적 기관들이 갈등과 분열을 조장해서는 안 되며 대화와 타협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몽과비란상벽허(夢跨飛鸞上碧虛·꿈 속에 새를 타고 푸른 허공에 올랐다가)하니 시지신세일거려(始知身世一遽廬·비로소 이 몸도 세상도 한 움막임을 알았네)라. 귀래착인한단도(歸來錯認邯鄲道·한바탕 행복한 꿈길에서 깨어나 돌아오니)하니 산조일성춘우여(山鳥一聲春雨餘·산새의 맑은 울음소리 봄비 끝에 들리네)라’라는 한시로 마지막 소회를 대신했다.

2011년 2월 1일 헌재 재판관이 된 박 소장은 2013년 4월 12일 헌재소장에 임명됐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