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나성동산교회 교인총회 열어 독립교단 결의

입력 2017-01-31 10:54 수정 2017-01-31 10:55
나성동산교회 지난 22일 예배 모습. 나성동산교회 홈페이지 캡처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 있는 나성동산교회(http://ladongsan.com) 교인들은 29일 낮 교회 본당에서 교인총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박영천 목사를 담임으로 결의, 추대하고 독립교단으로의 출발을 선포했다.


이날 나성동산교회 교인총회에서는 지난 1년 여 기간 동안 담임목사 선출을 둘러싼 내홍을 종식하고,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교회 본연의 사명인 선교를 제일 원칙으로 삼겠다는 개혁적 결의가 선포됐다.

교인총회에는 교회 재적 126명 가운데 102명(위임 11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결의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박영천 목사 담임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가결 △나성동산교회는 기독교대한감리회 탈퇴를 만장일치로 결의 △ 나성동산교회 임원진 인준.

한편, 박영천 담임목사와 함께 교인총회에서 인준된 임원은 다음과 같다.

△ 선교부 / 갈해수 장로 △ 교육부 / 양미자 권사 △ 재정부 / 강수철 권사 △ 문화부 / 미영코바 권사 △ 예배부 / 한명득 권사 △ 사회봉사부 / 조영애 권사 △ 관리부 / 전상호 권사 △ 총여선교회 / 전순임 권사 △ 총남선교회 / 박승호 권사 △ 청장년회 / 앤디리 집사.

총회는 '나성동산교회 선언문'을 통해 교단의 정쟁에서 벗어나 선교제일주의를 표방하겠다는 교회의 입장을 선포했다. 

이날 결의와 선언은 LA지역 선교의 중심축 역할을 감당해왔던 나성동산교회의 선교역량이 다시금 되살아 날 것으로 전망되어 교계의 관심과 기대를 집중시켰다.

특히 교인총회에는 1981년 나성동산교회를 설립한 한은우 원로목사가 참석해 교권다툼을 지양하고 선교제일주의를 선포하는 교인들을 지지하고 격려해 눈길을 모았다.

이날 교인총회를 마친 후 갈해수 장로는 “나성동산교회는 미주연회 내에서 교회의 선교와 지도력 측면에서 독보적인 역할을 감당해 왔으나, 지난해 초 담임목사 은퇴와 관련하여 후임자 선정으로 심각한 내홍을 겪어왔다”며 “박영천 목사의 부임 후 교회의 내홍은 차츰 진정세에 접어들었고, 전임자 사건 당시 일부 교회를 떠났던 교인들이 돌아오고 있으며, 안정된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애당초 담임자 임명을 기다리며, 유지재단 설립에 협조하고, 부담금납부 의무를 우선적으로 이행하며, 연회에 협조적이었던 나성동산 교회관계자들은 법과 상식이 통하지 않는 연회 행정에 더 이상 기대를 가질 수 없다고 했다.

최근 미주연회 감독은 1월 31일까지 박 목사와 관련한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라는 행정명령을 발송했고, E목사가 이끄는 구 뉴욕 연회측 지도부와 L목사를 중심으로 한 LA연회측 지도부가 작성한 합의문서의 내용이 밝혀졌다.

'박영천 목사는 2018년 연회까지 자원 은퇴하고, 후임자는 구 뉴욕측에서 선정하며, 이를 시행하지 않을 경우 교회 재산은 연회에서 관리한다'는 내용이었다. 불순한 의도가 명백한 괴문서가 합의서라는 이름으로 떠돌며, 이에 서명하면 임명하겠다는 정치적 의도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었다고 교회 관계자는 주장했다.

교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금까지 자행된 교단의 치리가 법과 원칙에 따르기보다 불순한 정치적 의도에 의해 진행되었기에 지금에 이른 것이다.

우선 교단의 경우, 기소단계에서 고발된 대부분이 불기소사항이고 사소한 한 두가지 사항을 기소하여 가벼운 견책정도에 그칠 것을 총특재가 무리하게 당부재판이라는 해괴한 이름으로 고발하고 억지 면직판결을 유도했다. 

이에 박 목사가 상급심에 상고하자마자 총특재해산이라는 교단 재판 역사 초유의 사태를 자초한 부끄러움이 교단본부와 총회원들에게 화인처럼 남아있다. 결국 이 문제의 핵심을 잘 알고 있던 총특재 위원장은 합의서까지 작성하여 화해를 유도하였으나, 지켜지지 않자 사퇴, 은퇴한 역사가 엄연히 남아 있다.

박영천 목사는 이에 대해 “법적으로 처리할 문제와 행정적으로 처리할 문제는 구분해야 한다.”며 “사실무근의 감정적인 여론재판을 펼치는 부분은 시정되는 것이 선교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선교적 입장과 정치적 입장의 온도 차의 균형을 잡고 박 목사와 미주연회 측 관계자는 교인들과 함께 공감대를 가지고 대화해 왔다. 여기에 민사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승소한 박영천 목사가 나성동산교회의 담임에 임명되는 것에 기감 장정 상 문제점이 없다는 법률전문가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일부 반대 세력과 일부 언론의 편파 보도, 각종 당사자들의 말 바꾸기 등은 사태해결의 걸림돌로 작용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하여 강수철 권사는 “우리 교인들은 수차례 정상적인 행정처리를 담당자에게 요구하였으나, 법적 근거 없이 일부 인사들의 악성 여론을 핑계 삼아 박영천 목사에 대한 담임 임명을 미루어왔고, 이에 대해 교인들의 실망감은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각종 이권에 한눈을 팔고 있는 지방회와 연회의 일부 목회자들의 무책임한 태도에 아쉬움이 남는다. 이들의 엉망인 목회현장을 돌아보면 이들에 대한 불신과 분노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또 한경숙 권사는 “교회를 선교의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교권세력 장악의 도구로 삼는 행위가 드러났으며, 일부 인사들의 그런 행위는 우리 교인들의 선교에 대한 열정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상황들이 오늘 우리 교회의 교인총회를 이끌어 낸 이유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한 교단 관계자에 의하면 “나성동산교회가 교인총회를 열어 독립을 선언하게 된 배경은 총회와 연회의 비정상적인 개입과 교권다툼이 실질적 원인이며, 역량 있는 개체교회를 선교적 입장으로 접근하지 않고 정치적으로 다루었기 때문이고, 이미 예견된 사건”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만일 나성동산교회 교단독립 선언이 소송 국면으로 접어들 경우 소위 미자립 상태의 이름뿐인 페이퍼 처치의 실태처리문제, 윤번제 감리사, 감독 선출에 따르는 부작용 등 미주연회 내 산적한 행정 문제에까지 법적 시비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나성동산교회 임원진은 미주연회 등의 반발이나 법적 공방에 대해 철저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전순임 권사는 향후 전망에 대해 “우리 교인들의 선교 열정은 뜨겁다. 정치적으로 나성동산교회에 접근했던 사람들은 우리 교인들의 가슴속에 무슨 꿈이 있는지, 어떤 소망이 있는지 모른다. 우리 교인들의 꿈은 소외된 이웃들과 가난한 이웃 교회와 동역자가 되어 선교하는 것이다. 나성동산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만 바꾼다면 우리와 함께 선교협력을 공유하면서 비전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재민 권사는 “한동안 마음이 교회를 떠났었다가 다시 돌아왔다”며 “매주 박목사 설교에 대해 험담하고 ‘교회를 떠나라’고 말하라는 교육을 받았지만, 막상 예배에 나와 보니 듣던 말과는 전혀 딴판이라 매우 놀랐다.”면서 교회가 하나 되어 선교하는 모습을 보고 하나님의 역사를 실감했다고 했다.

나성동산교회 선언문을 살펴보면, 1981년 한은우 목사가 교회를 설립할 당시 독립교단으로 운영키로 한 결의를 회복하여 감리교회의 신앙전통을 지켜나가는 한편, 선교적 관계를 제외한 일체의 행정이나 정치적 관계 등에 있어서 연회와 총회와는 독립적인 입장을 취할 것을 결의한다며 설립 초기의 초심을 회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는 개체교회에 대한 교단의 무리한 개입과 간섭이 결코 지역교회의 선교열정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나성동산교회의 교단독립 선언은 교단 정치보다는 선교가 우선한다는 교회의 존재이유를 확인한 사건이라고 교회 관계자는 덧붙였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