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경 주미얀마대사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입국한 인천국제공항에서도, 곧바로 이동해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 앞에서도 웃음을 지었다.
유 대사는 31일 오전 7시56분쯤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미얀마 양곤에서 탑승한 KE472편 여객기가 20분 빠르게 도착해 오전 7시36분쯤 입국장으로 들어섰다.
유 대사는 ‘최씨가 지난해 초 자신을 면접하고 청와대에 추천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누가 나를 추천했는지 모른다” “모두 특검에서 답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오전 9시5분쯤 도착한 대치동 특검팀 사무실 앞에서 ‘대사로 발탁되기 전에 언질을 받았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누가 나를 대사로 추천했는지 모른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이 나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했던 말은 생생히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대사는 기자들의 쏟아진 질문을 “잠깐만요. 막 뛰어오다 보니 숨이 차서… 잠깐만요”라고 끊고 혼자 웃기도 했다. 하지만 기자들의 질문이 끝나고 특검팀 사무실로 들어가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유 대사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특검은 유 대사를 상대로 주미얀마대사 임명 과정에서 최씨의 입김이 작용했는지, 최씨가 미얀마 원조개발사업에 개입해 부당 이득을 챙겼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