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롯데로 돌아온 이대호(35)가 공식 입단식에서 지역 라이벌 NC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이대호는 "작년에 롯데가 NC에 안 좋았던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와 부산의 상징을 넘어 ‘조선의 4번 타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강타자 이대호는 30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입단식을 갖고 “6년 만에 돌아와서 기쁘다. 팬들을 만나는 것이 설렌다. 롯데 팬들이 야구장에 많이 오실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1년 롯데에 입단한 이대호는 2010년 역사적인 타격 7관왕과 리그 MVP에 오르는 등 KBO 리그 최고의 타자로 활약했다. 이후 일본무대에 진출해 4년간 정상급 활약을 펼친 그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해 시애틀에서도 녹슬지 않은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 오프시즌 중 한·미·일 3개 리그의 러브콜을 받았던 이대호는 지난 24일 롯데와 4년 총액 150억 원의 국내 프리에이전트(FA) 역사상 최고 금액에 롯데 컴백을 결정했다.
이대호는 국내 무대 복귀 이유에 대해 "한국 나이로 36살이다. 롯데는 내가 돌아와야 할 팀이고, 팬들을 위해 돌아와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다"며 "올해가 아니면 몇 년을 기다려야 하고, 기다려주시는 팬들도 지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아쉬움도 피력했다. 그는 "처음에 갔을 때 보장 계약이 아니라 몸 만들기를 빨리 시작했던 게 후반에 안 좋았던 이유였던 것 같다"며 "올해는 개막전에 잘할 수 있도록 몸을 잘 만들어 그런 실패를 다시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대호는 올 시즌 목표에 대해 "개인 성적은 생각해 본 적 없다"며 "(롯데가) 5강보다 더 위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팀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내가 들어왔다고 확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뭔가 달라진 롯데가 될 수 있도록, 강팀이 되는 롯데가 될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대호는 올 시즌 주장을 맡은 데 대해 "원래 (내가 후배들에겐) 무서운 선배였지만 지금은 시대가 많이 변했다"며 "칭찬을 많이 해주는 선배가 되고 싶다. 어린 친구들이 더 힘을 얻고 자신감을 얻어 잘할 수 있도록 많이 칭찬을 할 생각이다. 마음을 열면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올해 롯데의 키플레이어에 대한 질문에 "일단 내가 제일 잘해야하지 않겠나"라며 "내가 중심을 잡아야 후배들도 따라온다. (나는) 남들보다 두 배는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