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채권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경제정책이 인플레이션과 금리상승을 유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되면서 올초 안정세를 보였던 금리가 다시 반등하고 시장 변동성도 커지는 모습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25~26일 5.9bp(1bp=0.01%) 상승해 연고점인 1.687%까지 높아졌다.
장기물 금리도 급등했다. 국고채 1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이틀간 9.1bp 상승해 각각 1.913%와 2.236%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국내 채권금리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급등해 3년물은 1.811%, 10년물은 2.258%까지 올랐다가 올해 초 하향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이틀간 채권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면서 지난해 같은 금리 급등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최근 채권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과감하게 반(反) 이민 행정명령을 꺼내들면서 대규모 인프라투자 등 다른 경제정책에도 속도감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는 모습이다.
미국의 대규모 재정 확대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뉴욕 시장에서 채권금리가 반등하자 국내 시장도 동조화 경향을 나타냈다.
금리가 빠르게 오를 경우 13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부실화하면서 국내 경제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연 3.29%로 2015년 2월(3.4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가 상승하자 은행권의 여수신 금리가 뒤따라 오르고 있다.
또 채권 금리가 상승(가격 하락)하면 국내에 투자 중인 외국인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확대될 우려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채권 시장에 낙관론과 비관론이 맞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국내 채권 시장이 대외 변수에 연동돼 금리 추가 상승 위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다른 편에서는 현재 금리 수준이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확대에 대한 단순한 기대감만 반영해 추가 상승 여지가 크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시장의 관심은 31일부터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쏠리고 있다. 이번 FOMC에서 기준 금리가 오를 가능성은 낮지만 연방준비제도(Fed)가 이전보다 매파적 시각을 나타낼 경우 채권시장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