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남성 한모씨는 지난해 9~10월 구글과 유튜브를 검색해 감기약으로 필로폰을 만드는 방법을 습득했다. 이후 한씨는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 필로폰 제조장비와 500정 들이 감기약 100통을 구입했다.
한씨는 경기도 화성에 있는 가족 소유 공장에 필로폰 제조와 악취 제거 장비를 갖추고 감기약에서 마약 원료물질 ‘슈도에페드린’을 추출한 뒤 필로폰 350g을 제조했다.
이후 한씨는 공범들과 인터넷 및 SNS를 통해 필로폰 200g을 판매, 1100만원을 챙겼다.
경찰은 한씨 등 4명을 마약류관리에관한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필로폰 150g을 압수했다.
지난해 검찰과 경찰에 적발된 마약사범이 전년도보다 증가했다. 마약사범의 밀수, 은닉, 제조가 갈수록 지능화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서울중앙지검과 서울경찰청이 편성한 검·경 마약수사 합동수사반은 지난해 마약사범 1824명을 입건하고 313명을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전년도 적발된 1452명보다 25.6% 증가한 수치다. 구속자 역시 전년도 284명보다 10.2% 늘었다.
합동수사 결과 압수한 마약류는 필로폰 3.62㎏, 대마 1.17㎏, 엑스터시 102정, LSD(환각제) 331정에 달했다.
통상적으로 알려진 필로폰 1회 투여량은 0.03g이다. 압수된 필로폰은 12만600여차례 투여할 수 있는 분량이다. 대마도 1회 투약량 0.1g을 기준으로 1만1700차례 투약할 수 있는 용량이다.
필로폰은 인터넷에서 쉽게 제조법을 접할 수 있고, 원료물질로 사용되는 감기약의 구입도 쉬워 일반인 제조사범이 증가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마약류 밀수는 국제우편을 이용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다만 이사 화물에 마약류를 숨기는 새로운 기법이 등장했다고 합동수사반은 전했다. 항문 등 몸속에 숨겨 밀수하는 사례도 여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거래에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과 SNS를 이용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온라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으로 거래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국내 조선족과 탈북자의 마약류 밀거래 범죄도 다수 포착됐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