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밖에 있어서 도움이 필요한 구글 직원이 있다면 글로벌 안전부서에 연락을 취하라.”
미국 IT 대기업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7일(현지시간) 사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같이 밝혔다. 피차이는 현재 여행 및 출장으로 미국을 떠난 중동 7개국 출신 본사 직원들에게 조속히 귀국할 것을 촉구했다.
현재 미국 IT업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 이민 행정명령에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는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미국 잠입을 차단하겠다”며 이라크, 이란,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리비아, 예멘 국민의 미국 비자발급 및 입국을 일시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런데 미국 IT업계의 우수 인재 상당수는 해외 이민자로 중동 7개국 출신도 다수 포함돼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구글 본사에는 트럼프의 중동 7개국 입국금지 조치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사원이 최소 187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차이는 해외에 나간 중동 7개국 출신 직원의 빠른 귀국을 종용하는 한편 트럼프의 정책에 분노했다.
그는 이메일에서 “우리는 이번 행정명령이 구글 직원과 가족에게 미칠 영향, 미국에 우수한 인재를 데려오는 데 장애가 될 수 있음에 분노한다”라며 “우리 직원에게 미칠 영향을 보는 것은 고통스럽다”고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도 페이스북에 “나라를 안전하게 지켜야 하지만 실제로 위협을 가하는 사람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무차별적으로 7개국 국민을 일시 입국금지 시킨 트럼프를 비난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넷플릭스, 우버의 CEO도 트럼프가 중동 7개국 국민의 입국을 금지한 것을 일제히 비난했다.
팀쿡 애플 CEO는 사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애플은 이민이 우리회사와 우리나라의 미래에 미치는 중요성을 깊이 신뢰한다”면서 “트럼프의 반 이민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트럼프의 이민 규제를 우려한다고 대변인을 통해 밝혔으며, 중동 7개국 출신 직원을 도울 법적 조치를 강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 미국 본사에는 중동 7개국 출신 직원이 76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드 해스팅스 넷플릭스 CEO도 페이스북에 “트럼프의 조치는 전 세계 넷플릭스 직원을 해치고, 우리를 고통스럽게 한다”고 글을 올렸다. 해스팅스는 또 “지금이야말로 자유와 기회라는 미국인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손을 맞잡을 때”라고 촉구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