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 측 추산 0명”… 13주 만에 촛불 끈 광화문광장

입력 2017-01-28 19:20 수정 2017-01-28 19:30

서울 광화문광장을 토요일마다 밝힌 촛불이 13주 만에 잠시 꺼졌다.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진상규명과 처벌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는 설날을 맞아 처음으로 열리지 않았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28일 촛불집회를 개최하지 않았다. 집회를 대신해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치고 머무는 세월호 유가족, 문화예술인, 해고·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 합동 차례를 지냈다.

 박 대통령의 퇴진과 처벌, 최순실 게이트의 진상규명을 촉구한 시민들은 지난해 10월 29일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광화문광장으로 촛불을 들고 모였다. 촛불은 횃불처럼 전국으로 번져 주말마다 도심 곳곳을 밝혔다.

 주최 측 추산 참가자 수는 지난해 12월 3일 전국에서 232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집회는 엿새 뒤인 같은 달 9일 국회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가결을 이끌었다. 정유년을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31일 누적 참가자 수는 1000만명(1005만3150명)을 돌파했다.

 지난주 토요일인 이달 21일까지 13차례 촛불집회의 전국 누적 참가자 수는 1119만6630명이다. 처음으로 토요일과 명절 당일이 겹친 이날 주최 측과 시민들은 촛불을 끄고 가족을 만났다.

심상정(왼쪽) 정의당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유가족·시민 설 합동차례 및 떡국나눔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퇴진행동은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26일 서울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모두가 대한민국을 바꾸는 촛불혁명의 주인공이기 때문에 설을 행복하게 보낼 자격이 충분하다”며 “설에는 달라져야 할 대한민국을 이야기하자”고 밝혔다.

 다만 주최 측은 이날 오후 4시16분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 및 미수습자 가족들과 함께 합동 차례를 지내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유족들은 차례를 마친 뒤 광화문광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떡국을 나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