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손학규 27일 회동…孫, 潘에 “보수세력에 얹혀 정치하면 곤란”

입력 2017-01-27 20:43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27일 단독 회동했다. 두 사람은 개헌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추진세력의 이념적 정체성에는 이견을 드러냈다. 손 의장은 반 전 총장에게 “개혁세력과 함께 해야 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측 관계자들에 따르면 반 전 총장과 손 의장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1시간가량 배석자 없이 오찬회동을 가졌다. 반 전 총장이 대선 전 개헌을 매개로 ‘빅텐트’를 추진하고 있다. 손 의장도 개헌을 앞세워 다양한 세력과의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최근 대선 전에 개헌을 해야 한다며 책임총리가 전권을 갖고 내치를 주도하는 분권형 권력구조가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보인 바 있다. 손 의장도 독일식 책임총리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손 의장은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세력에 치우친 정치행보를 하고 있다며 개혁세력을 중심으로 한 정권교체를 강조했다. 손 의장은 이날 채널A에 출연해 “반 전 총장에게 보수는 정권을 잡을 수 없다. 반 전 총장이 지금처럼 보수세력에 얹혀서 하려고 하면 곤란하다고 얘기했다”며 “개혁 세력을 바탕으로 정치를 하면 같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 의장은 이어 “반 전 총장은 정치 노선과 정책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진보적 보수주의라는 '뜨거운 얼음'같은 표현은 안된다”고 덧붙였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