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파멸의 순간이 63년 만에 가장 가까워졌다고 과학자들이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최대 위협 요인 중 하나로 판단했다.
미국 핵과학자회보는 26일(현지시간) 2016년의 ‘둠스데이 시계' 시침과 분침을 자정 2분30초 전인 11시57분30초로 조정했다고 CNN은 전했다.
‘둠스데이 시계'는 인류 종말의 때를 자정에 맞춘 상징적 시계다. 1947년 미국 핵 개발 사업인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이 만들었다. 핵과학자회보는 국제 정세와 기후 변화, 각종 기술 개발 현황 등을 고려해 위기가 고조될수록 자정 쪽으로 시곗바늘을 옮긴다.
2014~2015년 2년간 11시57분을 유지했던 이 시계는 지난해 최후의 순간인 자정에 30초 더 다가갔다. 미국과 소련이 경쟁하며 최초로 수소폭탄 실험을 한 1953년의 11시58분 이후 가장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다.
핵과학자회보는 사이버 테러 위협, 민족주의 급부상 등과 함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핵무기 사용과 기후변화 위험 요소로 꼽았다. 고도화하는 기술과 함께 어두워지는 세계 안보 환경, 점차 확산하는 과학적 전문성 경시 풍조 등도 지적했다.
둠스데이 시계는 1947년 ‘11시53분'으로 출발해 지금까지 20여 차례 조정됐다. 미소 냉전기에 자정에 가장 근접했다가 1991년 공산 체제가 붕괴하면서 자정 17분 전인 11시43분으로 미뤄졌다. 시계 제작이 후 인류 파멸에서 가장 멀었던 순간이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종말의 날' 63년 만에 최근접…“트럼프 때문에”
입력 2017-01-27 15:02